민사소송의 재판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항소이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이달 말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2025년 1월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을 추진해온 법원행정처는 항소이유서를 통해 항소 사유를 미리 밝히도록 할 경우 항소심 재판을 2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법안소위를 열고 항소기록 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40일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의무적으로 각하하는 내용의 민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안은 다만 항소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 1회에 한해 30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소위는 이날 ‘40일’로 제한을 둔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안과 ‘30일’로 제한을 둔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안을 각각 심의한 뒤 ‘40일 이내’로 정한 위원회 대안으로 병합해 전체회의에 올리기로 했다.
현재 형사소송법에는 항소이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민사소송법은 관련 규정이 없다. 이로 인해 1심 판결에 대해 실질적으로 항소할 의사가 없더라도 판결이 확정되는 걸 막고 보자는 의도로 일단 항소부터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민사소송에서 항소이유서가 의무화되면 불필요한 기일 공전을 방지할 수 있고, 무분별한 항소 제기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