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후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대학생이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2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과대학장실에서 故 김도원 씨(사망 당시 21세)에게 명예졸업증서가 수여됐다고 14일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 씨는 2020년 4월 지인을 만나고 귀가하다가 낙상 사고로 뇌를 크게 다쳐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2019년 연세대 공과대학에 입학한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소외계층에 관심이 많았고 학생 시절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학습 기부를 해왔다고 한다. 유족은 김 씨가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사람을 도우려 했을 거라고 판단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 씨의 심장과 폐, 간장, 양 콩팥, 췌장은 장기 기증을 기다리던 환자 6명에게 각각 이식됐다.
김 씨의 아버지는 “언젠가 노래방에서 네 엄마에게 불러줬던 노래 ‘여행’(볼빨간사춘기) 가사처럼,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자유롭게 날아가렴”이라고 인사했다. 한편 유족은 김 씨가 당한 사고의 책임을 두고 30개월이 넘는 소송을 벌인 결과 2심 재판부로부터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시설물 설치와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받아내, 지역 안전 강화와 비슷한 사고 방지를 위한 의미 있는 판례를 남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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