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브로커’ 등이 연루된 인사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광주·전남 지역 경찰 사이에서 “무궁화 1개당 1000만 원가량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취지의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 계급 중 세 번째로 높은 현직 치안감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전날(13일) 브로커 성모 씨(61·수감 중)로부터 승진 청탁과 함께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광주경찰청장을 지낸 김모 치안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치안감은 2022년 1월 광주 서구 한정식집에서 성 씨로부터 “A 경위를 경감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부탁과 함께 두 차례에 걸쳐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하지만 김 치안감은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13일 승진 청탁을 하며 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를 받는 B 경정도 불러 조사했다. 그는 2021년 1월 9일 광주의 한 스포츠클럽 주차장에서 성 씨에게 승진 청탁을 하며 3000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2021년 초 성 씨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당시 전남경찰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전직 경찰 이모 씨(64·수감 중)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 당시 지역에서 “무궁화 1개당 1000만 원가량에 거래가 이뤄졌다”는 취지의 발언 내용을 여러 곳에서 확인했다고 한다. 성 씨가 이 씨와 통화하며 “경정 승진 대상자인데 (기준 금액인) 3000만 원만 줬다. 인사비도 전혀 주지 않았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당시 이 씨는 경정(무궁화 3개) 승진 후보자 2명으로부터 각각 3000만 원, 경감(무궁화 2개) 승진 후보자로부터 1500만∼2000만 원을 받는 등 총 1억1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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