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해남군 송지면 영평마을은 ‘테라코타 마을’로 유명하다. 테라코타는 흙으로 형상을 빚어 구워 만든 모형이다. 이 마을 담벼락에는 주민들이 직접 만든 테라코타 작품 300여 점이 걸려 있다. 지난해에는 자신들의 얼굴과 문패를 내걸었고 올해는 동그란 판에 다양한 꽃을 만들어 부착했다. 주민들의 작품은 투박하면서도 순수함이 묻어난다. 주민들은 지역문화 활력 촉진 지원사업에 참여하면서 마을에 있는 토우미술관에서 테라코타를 배웠다. 정동군 영평마을 이장은 “전국에 벽화마을은 많지만 테라코타 마을은 우리가 처음일 것”이라며 “농사짓고, 바다 일만 하던 손으로 작품을 만들고 두 차례 전시회 겸 어울림 한마당을 열면서 마을에 문화예술을 꽃피운다는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해남군이 추진하는 지역문화 활력 촉진 지원사업이 주민 주도 마을 문화예술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해남군은 지난해 공모로 선정된 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 활력 촉진 지원사업의 하나로 2년째 ‘해남, 마을에 文花(문화)를 피우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민 999명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102명의 예술강사가 참여했다. 올해도 주민 541명과 76명의 강사가 마을별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사업은 주민들이 마을 회의를 통해 고유의 문화예술, 역사, 세시풍속 등 자원을 발굴하고, 마을의 대표 문화예술 행사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마을의 이야기와 설화를 담은 연극, 영화를 제작하고 동화책, 마을 시집, 마을 역사책 등을 만든 곳도 있다. 뉴트로 패션쇼를 개최하는가 하면 합창단과 밴드를 결성해 공연하는 마을도 있다,
지역문화 활력촉진 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집에만 머무르며 일상을 보내던 노인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크게 넓혀 삶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이다. 조창배 해남군 문화예술팀 주무관은 “지난해와 올해 참여자 중 65세 이상이 75%가 넘을 정도로 어르신들의 호응도가 높다”며 “문화예술 활동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마을도 생겨나 소득 증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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