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109’로 전화해보세요”…내년부터 자살예방상담번호 통합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5일 14시 55분


자살예방 상담번호 내년 1월 '109'로 통합
상담 인력 20명 확대…자원봉사 한시 운영
'문자 선호' 청소년·청년 위해 SNS 상담도
자살유발정보 24시간 모니터링·수사 의뢰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정신건강상담전화(1577-0199), 청소년상담전화(1388) 등으로 산재된 자살예방 관련 상담번호가 내년부터 ‘109’로 통합 운영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자살예방 상담번호 통합운영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새로운 통합 번호 ‘109’는 ‘①한 명의 생명도 ⓞ자살 zero(0), ⑨구하자’라는 의미로 긴급구조 전화번호 ‘119’를 떠올릴 수 있게 고안됐다. 삶과 죽음을 고민하는 긴급상황에서 ‘109번’을 눌러 상담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지난 5일 자살예방 상담전화 통합 등을 비롯한 정신건강 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10년 내에 자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수준인 50%로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질병관리청이 전날 발표한 13차 국가손상종합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35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2.3배 높고 38개국 중 1위에 해당한다. 연간 사망자 수를 일일로 환산하면 36.6명으로, 39분마다 1명 씩 자살로 사망하는 것이다. 특히 10~49세 손상 사망자의 70% 이상이 자살 사망자다.

자살예방 상담번호 ‘109’는 오는 16일부터 시범운영하다 내년 1월 정식으로 통합 운영된다. 정부 차원의 홍보도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 산하 국민통합위원회가 만든 ‘자살예방 상담 통합번호 109’ 관련 홍보영상의 조회수가 유튜브 게시 후 3주 만에 110만건을 넘은 상태다.

자살예방 상담번호 통합으로 정규 상담원은 올해 80명에서 내년에 100명으로 20명 늘어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전화상담 자원봉사센터를 한시적으로 운영해 늘어나는 상담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상담원 수를 단계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다.내년 4분기(9~12월)에는 통화보다 문자 대화를 선호하는 청소년·청년들을 위해 문자, 메신저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담도 도입한다. 교육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앱)도 계속 운영된다.

동반자살 모집, 자살장면 영상, 자살위해물건 판매·유통 글과 같은 자살 유발 정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센터를 설치,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신고·긴급구조·수사 의뢰 체계도 마련한다.

자살시도자, 자살유족 등 고위험군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한다. 자살시도자는 경찰·소방이 관련 정보를 자살예방센터로 연계해 상담·치료 등 사후관리를 제공한다.

자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즉시 현장에 출동해 유족의 심리지원, 법률·행정처리 등을 맞춤 제공하는 ‘자살유족 원스톱지원사업’을 올해 9개 시·도에서 전국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내년 7월에는 학생, 공공기관 등 9만개 기관 1600만명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교육이 의무화된다.

생명존중희망재단은 학생, 직장인 등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는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인식개선 교육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서비스 제공자들에게는 자살위험 경고 신호와 대응기술 등을 포함한 ‘생명지킴이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향후 시·군·구 단위 지자체에도 정신건강·자살예방정책을 수행하는 전담팀을 구성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자살예방센터에는 1곳당 약 11명의 인력이 필요하나 지난해 기준으로 평균 약 2.5명이 배치돼있어 부족한 실정이다.

이두리 복지부 자살예방정책과장은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 과정에서 사회적 박탈감 등으로 올해 자살률이 일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면서, “최근 발표한 정신건강 혁신방안에서 보듯 정부가 국민의 정신건강을 국가적 의제로 정한 만큼 의지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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