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결식, 성인 고혈압·당뇨·심뇌혈관질환·암 발생 영향
아침결식 잦을수록 짜고 기름진 음식 선호 비만 등 위험
가구소득 하위 20%, 상위 20%보다 결식률 2배 높아
주 5회 이상 아침을 거르는 고등학생이 최근 8년간 2명 중 1명꼴로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의 아침 결식은 비만을 일으키고 성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암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건강한 식습관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2023년 정밀영양협회 국제학술대회(2023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recision Nutrition)에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 연구팀(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문한빛 전문의)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자료를 분석해 국내 청소년 아침결식의 현황과 문제점을 18일 발표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 않은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현장 방문을 통해 체중, 허리둘레, 혈압, 혈액을 측정 및 채혈했다. 또 아침식사 빈도를 조사하기 위해 최근 1년간 1주 동안 아침식사 횟수를 확인했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는 다이어트를 시행하고 있지 않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인터넷 온라인 조사를 통해 체중, 혈압, 혈액검사, 허리둘레를 측정했다. 최근 7일 동안 아침식사 일수도 조사했다.
연구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초·중·고등학생의 아침식사 결식률(주 5회 이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7.0%에서 2020년에는 28.7%로 증가했다. 아침식사 결식률은 고등학교가 가장 높았고, 중학교, 초등학교가 뒤따랐다. 특히 고등학생의 경우 2013년 30.6%에서 2020년에 47.9%까지 증가해 2명 중 1명 수준까지 늘었다.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 조사 결과 중·고등학생의 아침식사 결식률(주 5회 이상)은 2011년 24.4%에서 2022년 39.0%로 증가했다. 고등학생의 경우 2011년 25.5%에서 2022년 41.3%로, 중학생은 2011년 23.2.%에서 2022년 36.9%로 각각 약 1.6배 증가했다.
아침식사 빈도가 적을수록 비만도(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가 높았고, 비만(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 유병율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당 5회 이상 아침식사를 거의 매일 하는 군에선 비만 유병률이 9.8%인 것에 반해, 2회 이하로 아침식사를 적게 하는 군에선 비만 유병률이 13.9%로 조사됐다. 반면 저체중의 위험은 아침식사 빈도와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아침식사 빈도가 낮을수록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도 모두 높았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을수록 향후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 질병 단계로 발전할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은 군(아침식사 빈도 주당 2회 이하)은 아침식사를 거의 매일 하는 군(주 5회 이상)에 비해 총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공복혈당, 인슐린저항성(HOMA-IR)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반면 건강에 ‘이로운 콜레스테롤’인 고밀도지단백(HDL)콜레스테롤은 낮았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아침식사 결식이 잦은 군은 향후 성인이 됐을 때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을수록 하루 칼로리 섭취량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적게 먹음에도 불구하고 짜고, 기름기가 많고, 식이 섬유소가 적은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아침식사 빈도가 낮을수록 나트륨 섭취 절대량(g/day)은 적지만, 칼로리 대비 나트륨양(g/100kcal)이 많은 짠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결식이 잦은 군에서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의 위험이 높은 이유는 이런 식습관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침식사 결식이 잦은 군이 성장에 중요한 칼슘, 고혈압 예방을 위한 칼륨과 같은 주요 영양소의 섭취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 결식률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가구소득 하위 20%가 상위 20%보다 2배에 달하는 결식률을 보였다.
시도별로도 아침식사 결식률 차이가 관찰됐다. 서울특별시에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서초·강남·송파·강동 지역의 결식률(주 5회 이상)이 가장 낮았다. 또 학업 성취도가 낮을수록 주 5회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았고, 학업성취도가 높을수록 결식률이 낮았다.
오 교수는 “청소년의 아침 결식은 비만을 일으키고 성인이 될 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암 발생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청소년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키우고 균형 잡힌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저소득층에서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다는 분석 결과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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