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경복궁 담벼락이 스프레이 낙서로 44시간여 만에 재차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기존 용의자 2명과 인상착의가 다르다며 ‘모방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8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경복궁 관리소 등에 따르면 신원미상의 남성 1명이 전날 오후 10시 20분경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벼락에 빨간 스프레이로 가로 3m, 세로 1.8m 크기의 낙서를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24분경 현장을 지나던 버스 기사로부터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가 돼 있는데 수상한 사람이 앞을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범행이 이뤄진 장소는 16일 오전 처음 훼손된 담벼락의 복원 작업용 임시 가림막 바로 옆이다. 새로운 낙서엔 빨간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이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서울 모처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최초 신고자 버스기사 A 씨(62)는 “경복궁 첫번째 낙서 현장 근처에 새로운 낙서가 돼 있고 그 앞에 남성 한 명이 얼쩡거리고 있었다”며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다가 내 버스가 지나가니 다시 낙서가 된 벽 쪽으로 다가가더라”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신장 180cm가량의 남성 용의자는 검정색 상하의 차림으로 후드 모자를 뒤집어쓰고 있었다고 한다. A 씨는 “주변을 두리번대는 모습도 보였는데 폐쇄회로(CC)TV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이 조사한 인근 폐쇄회로(CC)TV에는 이날 오후 10시 20분경 해당 남성이 빨간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낙서를 남기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인상착의 등을 토대로 16일 범행을 벌인 남녀 용의자와는 다른 사람이 모방 범죄를 벌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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