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때려 부순 문신남, 묵묵히 치운 행인…“악마와 천사 다녀갔다”

  • 뉴스1
  • 입력 2023년 12월 18일 15시 12분


(MBC 갈무리)
(MBC 갈무리)
강원도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운 뒤 도망가자 한 남성 시민이 이를 묵묵히 치우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18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새벽 원주의 한 무인가게에 검은색 반소매를 입은 남성 A씨가 방문했다.

한 쪽 팔에 문신을 한 A씨는 술에 취했는지 과자를 들고 키오스크 앞에서 몸을 이리저리 산만하게 움직였다. 이내 무언가 제대로 안 됐는지 돌연 키오스크를 향해 발길질했다.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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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CCTV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린 뒤 상품이 걸려 있는 매대와 키오스크에 연거푸 발길질을 퍼부었다. 뒤이어 물건을 집어 던지더니 바닥에 떨어진 상품들을 발로 차 문밖으로 버리기까지 했다.

가게 앞은 순식간에 A씨가 내다 버린 상품들로 어지럽혀졌다. 이후 A씨는 가게 안으로 다시 들어와 키오스크를 바닥으로 넘어뜨리고는 그 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MBC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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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쯤 뒤, 또 다른 남성이 이 가게를 찾았다. 남성은 난장판이 된 가게 앞을 보고 머뭇거리며 버려진 상품을 피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 역시 같은 상황인 것을 확인한 남성은 다시 밖으로 나와 떨어져 있는 상품들을 주워 가게 안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이후 가게에서 주인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곧바로 연락했다. 남성은 가게 밖 떨어진 상품들을 모두 정리하는 등 선행을 베풀었다.

CCTV를 통해 뒤늦게 이 장면을 확인한 가게 주인이 고마움을 표하자, 이 남성은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덕분에 주인은 갑작스러운 난동 피해로 상심이 큰 와중에도 위로받을 수 있었다.

주인은 “(난동 피운 남성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술에 취해서, 계산이 잘 안돼서 그런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에 보니까 그런 게 있더라. 균형이라는 게 딱 보면 나쁜 것만 보이지만 결국에는 착한 사람들도 있고 해서 세상의 균형이 맞아 돌아가는 거다. 그런 걸 몸소 느낄 수 있었고, 그 남성에게는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악마와 천사가 다녀갔다”, “똑같은 사람인데 한 명은 개만도 못한 인간이고 다른 한 명은 존경받아야 할 시민이다”, “술에 취한 놈들 범죄는 가중 처벌해라. 그래야 곱게 술 마시지” 등 반응을 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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