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공 속에 일명 ‘미친 약’으로 불리는 마약 ‘야바’(YABA)를 숨겨 국내로 밀반입시킨 태국인 마약사범 47명이 검거됐다.
경북경찰청은 1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외국인 노동자 A 씨(35) 등 16명을 구속 송치하고, 31명을 불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올 8월부터 11월까지 태국에서 야구공 속에 마약을 몰래 숨겨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로 보내 유통하는 방식으로, 시가 41억 원 상당의 야바 8만 2000정을 밀반입했다. 이 중 6만 7000정(시가 33억 원 상당)은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에 차단했다.
야바는 태국어로 ‘미친 약’이라는 뜻으로, 강력한 각성(흥분) 효과를 일으키는 필로폰과 카페인의 합성물이다. 붉은색 알약 형태이며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돼 유통된다.
이들은 과거 화장품이나 의약품, 식품 등에 마약을 넣어 밀반입하던 수법을 벗어나 야구공 실밥을 일일이 뜯어 해체한 뒤 그 속에 있는 플라스틱 공 안에 마약을 숨겨 재포장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마약사범들은 경북, 경기, 대구, 울산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 거주하는 공장 근로자들로 각 지역 중간 판매책들을 거쳐 태국인들에게 야바를 유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마약을 투약한 태국인들은 주로 불법체류자들이었다. 이들은 농촌이나 공단 일대에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집단으로 투약했다. 일부는 출근 직전이나 근무 중에도 상습 투약해 환각 상태에서 일했다.
김기범 경북경찰청 형사과 마약범죄수사대장은 “태국 현지에 있는 밀반입 총책 등 공범 5명은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라며 “국제 공조 수사로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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