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주민 중 절반이 1인 가구… 고독사 막는 ‘엔딩 서포트’ 추진
봉사자가 안부 묻고 돌봄 지원
사망신고 등 장례 절차 돕기도
“10명의 취약계층 고독사 예방”
광주 광산구 최정광 우산동장(왼쪽)이 홀몸 노인을 찾아가 안부를 살피고 있다. 광주 광산구 제공
1인 가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광주 광산구 우산동 주민들이 소외계층 이웃을 따뜻하게 보살펴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와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5월부터 엔딩 서포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우산동은 한 해 평균 고독사가 5∼7건 발생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고독사 3건이 발생했지만 엔딩 서포트 사업이 추진된 5월 이후에는 고독사를 적극 예방해 1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원봉사자가 몸이 아픈 소외계층 할머니를 발견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다. 할머니가 치료를 받다가 지병으로 숨을 거두자 주민들은 장례는 물론이고 유류품 정리, 사망신고까지 했다.엔딩 서포트 사업은 우산동 주민들이 함께 1인 가구 소외계층 이웃의 안부를 보살펴 고독사를 예방하는 것이다. 또 1인 가구 이웃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 숨졌을 경우 유류품 정리, 사망신고 등 마지막 장례 절차까지 돕는다. 엔딩 서포트 사업의 원동력은 고독사를 예방하고 장례까지 돕는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다.
우산동에서 엔딩 서포트 사업이 추진된 것은 마을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우산동은 전체 주민 2만9341명 가운데 1만4377명(49%)이 1인 가구다. 1인 가구가 전국 34%, 광주 36%대인 것을 감안하면 우산동에 혼자 사는 사람이 월등히 많다. 또 우산동 주민 4500명(15%)이 기초수급자, 노인, 장애인 등 저소득층으로 취약계층이 많은 편이다.
이처럼 우산동은 1인 가구와 소외계층이 많아 엔딩 서포트 사업이 절실했다. 엔딩 서포트 사업에 자원봉사자 36명이 참여한다. 자원봉사자들은 가족이 없거나 연락이 끊긴 1인 가구 소외계층 150명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거나 방문해 건강을 살핀다. 소외계층 150명 대부분은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
주부 나은정 씨(55)는 지난달 19일 지적장애를 앓았던 이웃 손모 씨(81)의 장례를 치렀다. 나 씨는 5월부터 가족이 없어 혼자 살고 있던 손 씨에게 매일 전화를 하고 자주 방문해 건강을 살폈다. 나 씨는 지난달 17일 손 씨의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을 알고 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 연락해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다.
나 씨는 손 씨가 치료를 받다 지병으로 숨을 거두자 유류품을 정리하고 장례를 도왔다. 장례비용 190만 원은 우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지원됐다. 나 씨는 “현재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70대 할머니에게 매일 전화를 하고 자주 방문해 돌보고 있다”며 “가족관계가 단절된 할머니가 의지하며 고마워해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엔딩 서포트 사업은 이웃이 이웃을 살피는 초고령화 시대 마을돌봄 사회안전망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하남종합사회복지관, 송광종합사회복지관, 광산구장애인복지관, 우리동네의원, 마을건강센터, 하남성심병원, 만평장례식장이 사업에 참여해 힘을 보태고 있다.
김오덕 우산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올해 엔딩 서포트 사업으로 10명의 고독사를 예방했다”며 “내년에도 주민 모두가 힘을 합쳐 엔딩 서포트 사업을 지속해 따뜻한 마을 돌봄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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