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불청객 노로바이러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 환자의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해 보호자와 어린이집, 키즈카페 등 관련 시설은 위생수칙 준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질병관리청이 장관감염증 표본감시 사업에 참여하는 206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신고 받은 12월 3~9일(49주) 노로바이러스 환자는 159명으로 전주(91명) 대비 1.7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로바이러스는 매년 겨울철만 되면 유행을 거듭하는 장관 감염증이다. 우리나라는 보통 11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매우 강한 지독한 바이러스로 악명을 떨친다. 일상 환경에서도 바이러스가 3일 정도 생존할 뿐만 아니라 이미 걸렸다 하더라도 면역 유지 기간이 매우 짧아 걸렸던 사람도 재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굴과 같은 어패류 등을 먹었을 때 감염된다. 또 환자 접촉을 통한 사람 간 전파, 환자의 분비물, 비말에 의한 감염도 일으킨다.
감염된 경우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고 사람에 따라 복통, 오한,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행 양상을 보면 10월 중순이던 42주 29명에서 43주 31명→44주 41명→45주 49명→46주 57명으로 서서히 증가하더니 일주일 새 빠르게 확산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0~6세 영유아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9주 노로바이러스 연령별 환자 발생 수를 보면 0~6세가 66%(105명)로 절반이 훌쩍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7~18세가 11.9%(19명), 65세 이상이 8.8%(14명), 19~49세가 6.3%(10명)였다.
질병청 관계자는 “보통 어른들은 생굴을 먹고 노로바이러스에 잘 걸리지만 아이들은 분변, 대변 훈련이 잘 안된 데다 손을 열심히 씻는다고 씻어도 아주 깨끗하게 씻지도 못하고 또 그 손으로 물건을 만져 집단생활을 하면서 확산하게 된다”면서 “요즘 감염병 감시 통계를 보면 전부 다 영유아와 소아 연령대”라고 전했다.
소아과 전문의도 “독감에 리노바이러스에 요즘은 노로바이러스까지 눈물, 콧물 흘리며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하나가 나으면 또 다른 게 걸려서 오고 이번 겨울은 아이들 수난시대”라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겨울철이 되면서 특히 영유아 사이에서 감염병이 크게 확산하고 있다.
최근 유례없는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독감(인플루엔자),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백일해, 마이코플라스마 등 대부분의 감염병들이 영유아, 소아들 사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마스크를 쓰고 집단 생활을 멀리한 터라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들에 면역을 형성할 수 없었던 것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피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보니 자연 감염되거나 백신으로 면역력을 형성해야 한다”며 “백신이 있는 것은 맞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백신이 없어 예방하기 어렵다면 개인 위생수칙 등을 철저히 지키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노로바이러스도 감염력이 매우 강하지만 예방 백신이 없어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손은 비누를 사용해 30초 이상 씻고 식재료를 흐르는 물에 세척해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며 “노로바이러스에 걸렸다면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48시간까지는 등원, 등교, 출근 등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서도 확산하기 때문에 화장실을 비롯한 생활공간을 다른 가족과 구분해 생활하고 화장실 사용 시 배변 후 물을 내릴 때 변기 뚜껑을 닫아 노로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사용했던 공간이나 화장실, 환자의 분변이나 구토물 등에 오염된 물품은 시판용 락스를 물과 1대 50 비율로 희석해 닦아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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