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행적들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방명록에 ‘오월 영령들이시여 편히 잠드소서. 사법부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자유를 기필코 수호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어 추모탑에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민주화운동 1세대인 고 홍남순 변호사, 고 한승헌 변호사 묘역 등을 참배했다. 홍 변호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에 맞서 싸웠던 광주·전남 지역의 대표적 인권운동가다. 한 변호사는 동백림 간첩단 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 굵직한 시국 사건을 변호하며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불렸다.
조 대법원장은 추모관을 둘러본 후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행적들을 잘 이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대법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내란 및 군사반란죄로 무기징역형을 확정한 1997년 4월 17일 사진을 보고 “당시 저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후 광주법원 별관 준공식에 참석해 “광주는 수많은 역사의 변곡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광주법원에 대한 인적·물적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잘 살피겠다”고 밝혔다. 또 “재판 지연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헤아려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법원 구성원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자신이 최우선 과제로 꼽은 ‘재판 지연 해소’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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