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필리핀서 후배 살해 혐의 40대…檢, 무기징역 구형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19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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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채무면탈·7억 사망보험금 노리고 피해자 살해해"
피고인 측 "검찰 측의 억측·논리적 비약"

수억 원에 달하는 생명 보험금을 노리고 고교 후배를 필리핀에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19일 오후 강도살인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와 A씨와 공모해 보험청약서류 위조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보험설계사 B(40대)씨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B씨에게는 징역 9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는 사회적 유대관계가 결여돼 있어 심리적 원조를 필요로 하는 피해자가 모은 돈 6000만원을 가로채 생활비 등으로 흥청망청 사용했고, 피해자 명의의 보험청약서를 위조해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채무면탈 및 사망보험금 수령 등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피해자를 필리핀에서 살해한 뒤 화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은 “A씨에 대한 진술 분석 결과, 거짓말로 쉽게 타인을 쉽게 속일 수 있는 사람으로 현실적인 목표 없이 기생적인 생활양식을 반복하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평균 이상으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A씨는 본건 피해자와 같이 사회적 유대관계가 결여돼 취약한 사람들을 이용해 앞으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의 재산과 생명을 빼앗을 가능성이 높다”며 재판부에 중형을 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A씨 측 변호인은 “검사가 주장하는 인과관계는 억측이나 논리 비약 등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검찰 측은 피해자가 불상의 방법으로 살인했다고 주장하는데, 20년간 흡연과 음주를 꾸준히 해와 혈압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피해자가 동맥경화나 심혈관 질환 등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A씨의 무고함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와 B씨의 선고기일을 내년 1월 26일로 지정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월 필리핀 보라카이의 숙소에서 고교 후배 C(30대)씨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넣은 숙취해소제를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A씨는 2019년 2~5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던 중.고교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 온 C씨에게 연 5~8%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이고, 2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C씨가 빚을 독촉하자 A씨는 친분이 있던 B씨와 공모해 2019년 A씨를 사망수익자로 하는 C씨 명의의 보험청약서를 위조하고, 이를 보험사에 제출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A씨가 C씨의 사망 보험금을 챙기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C씨가 숨진 뒤 A씨는 올 1월 부산지법에 보험회사를 상대로 사망보험금 약 6억9000만원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또 허위 공증서를 만들어 C씨 유족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사기미수죄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편 C씨는 필리핀에서 숨진 뒤 현지에서 곧바로 화장됐고, 사망 당시 목격자 등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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