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 스토리'
인하대병원, 첫 로봇 수술 성공, 종양 위치-크기 등 고려해 결정
후복막강 통한 절제 땐 박리 적고, 신동맥과 가까워 수술 시간 감소
구멍 한두개만 뚫어 회복도 빨라
박경희(가명·57) 씨는 최근 복부 질환으로 동네 병원을 찾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약 1.5cm 크기의 종양이 신장에서 발견됐다. 신장암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에 따라 박 씨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정밀 검사를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했는데 신장암 가능성이 높다는 판독 결과가 나왔다. 박 씨와 가족들은 “암이더라도 1기의 경우 조기에 절제하면 완치될 수 있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주치의 김종원 교수(비뇨의학과)는 신장 종양이 발생한 위치, 수술 후 통증과 회복 일정 등을 고려해 로봇(다빈치SP)을 활용한 단일공(몸의 구멍 한 곳만 이용) 후복막강(복막과 등 사이 공간) 신장부분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하기로 했다.
박 씨의 수술 사례는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진행된 로봇을 통한 ‘단일공 후복막강 신장절제술’이다. 후복막강을 통한 수술은 복강(복막으로 둘러싸인 복부 공간) 수술과 달리 장 부위를 건드리지 않아 회복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수술 공간이 야구공 1개 크기 정도로 좁아 고난도 수술로 알려져 있다.
박 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고, 수술 다음 날 식사도 하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해 3일 뒤 퇴원했다. 조직검사 결과에서 신장암으로 밝혀졌고, 수술한 신장 부분도 잘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신장 부분 절제 로봇수술은 신장 종양의 위치와 크기를 고려해 결정하는데 크게 ‘복강을 통한 수술’과 ‘후복막강을 통한 수술’로 나뉜다. 이 가운데 후복막강 수술은 신장 뒤편에 발생한 종양을 절제할 때 이점이 많다.
후복막강을 통해 신장 뒤편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적은 박리로 신장 종양에 접근할 수 있다. 또 신장 부분 절제를 위해 동맥의 결찰(혈관 주위에 실 조각을 묶어 막는 것)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신동맥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수술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마취로 인한 환자의 신체 부담이 적다.
과거 복강 수술을 한 환자의 경우에는 장 유착 가능성이 높았는데, 후복막강을 통하면 장 유착과 관계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로봇수술은 보통 5개의 구멍을 뚫지만 단일공 로봇 수술은 1개나 2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의 통증도 줄일 수 있다.
후복막강을 통한 신장부분절제술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급 종합병원에서도 시행하는 의사가 많지 않다. 수술 공간이 좁아 시야가 나오지 않거나, 기구끼리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발생해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
김 교수는 “신장암은 초기 단계에선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혈뇨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3∼4기로 진행된 상태가 많다”며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암이 발생한 부위와 크기에 따라 최적의 수술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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