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전날 내린 눈이 완전히 치워지지 않아 종종걸음을 하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야했다. 기온까지 낮아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한 채 미끄러운 곳을 피하며 어렵게 걸음을 옮겼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하얀 눈이 반갑기는 하지만 미끄러질까 봐 신경을 썼다”며 “정류장까지 평소보다 힘을 주고 조심히 걸었다”고 털어놓았다.
출근 시각 주택가 골목에는 잔설이 만든 빙판길이 적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직장인들은 길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을 향해 조심스럽게 걸어갔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도로가 막히지는 않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적설량이 적은 데다 제설 작업으로 눈을 거의 치웠기 때문이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서울 송파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씨(47)는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 다행히 차가 밀리지 않았다”며 “잠실역까지 35분 정도 걸렸는데 평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금천구 주민 전모씨(28)도 “길이 막힐 것 같아 평소보다 일찍 버스에 올랐다”며 “다행히 도로의 눈이 다 녹아 오히려 회사에 일찍 도착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승용차로 출근하는 직장인들은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운전했다. 이날 승용차를 운전해 경기 성남에서 용인으로 출근한 40대 A씨는 “길이 막힐까 봐 10분 일찍 집을 나섰다”며 “차도는 괜찮은데 이면도로에는 아직 눈이 있어 감속 운전했더니 신호등에 20% 정도 더 걸린 것 같다”고 출근길을 설명했다.
용인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B씨도 “다들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듯했다”면서도 “출근시간이 평소보다 많이 걸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무사히 직장에 도착한 이들은 최강 한파가 예상되는 21일 출근길을 벌써부터 걱정했다. 눈이 완전히 치워지지 않으면 이면도로나 주택가 골목이 얼어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유모씨는 “강추위가 찾아온다니 벌써 마음이 심란하다”며 “내일 출근길이 불편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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