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심코 커피를 자주 찾다 보면 카페인과 당분을 과다 섭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20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민영양통계 음식 섭취량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커피는 55.03%로, 1위인 배추김치(56%)의 뒤를 바짝 쫓았다. 대한민국 커피 소비량은 2020년 기준 성인 1인당 연간 367잔으로, 전 세계 평균(161잔)의 2배를 웃돈다.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의 씨앗인 커피콩을 볶아서 만든다. 커피콩에는 카페인이 함유돼 있다. 카페인을 과잉 섭취할 경우 혈압 상승, 불안, 불면, 두통, 심박수 증가, 배뇨 횟수 증가, 철분 흡수 방해로 인한 빈혈 유발, 칼슘 흡수 저해로 인한 뼈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주훈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과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카페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소화불량, 위염, 위궤양, 위식도 역류성 질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많이 먹는 것 역시 좋지 않지만 빈속에 먹거나 먹고 바로 눕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 카페인 최대 섭취 권장량은 성인은 400g, 청소년은 체중 1kg당 2.5mg 이하다.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전문점 커피 400ml를 기준으로 카페인 132mg이 함유돼 있어 하루 3잔 이상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루에 여러 종류의 음료를 먹어도 카페인을 과다 섭취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음료별 카페인 함유량을 살펴보면 커피 음료 103mg(250ml 기준), 커피믹스 56mg(12g 기준), 커피우유 47mg(200ml 기준), 에너지 음료 80mg(250ml 기준), 콜라 27mg(250ml 기준), 녹차 티백 22mg이다.
한 겨울 추위에 몸을 녹일 생각이라면 가급적 카페인 음료보다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카페인 과잉 섭취 예방을 위해 총 카페인 함량 표시, 고카페인 함유 표시, 민감자 주의문구 표시 등을 시행하고 있어 음료를 마실 때에는 카페인 함량을 확인해 하루 최대 섭취 권장량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커피를 마실 때 당분 섭취도 주의가 필요하다. 믹스 커피 12g 한 봉지에는 설탕이 약 5g 이상 포함돼 있다. 성인 하루 평균 섭취 열량을 2000kcal로 보면 총 당류 섭취량은 전체 열량의 10∼20% 이내가 적당하다. 가공식품 등에 의한 첨가 당류 섭취량은 10% 이내여야 한다. 믹스 커피 1∼2잔과 함께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까지 고려하면 하루 당류 적정 섭취량(50g 내외)을 넘어서기 쉽다.
이광재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병원장)는 “믹스 커피를 비롯해 커피 음료와 시럽 등에는 당류가 많이 포함돼 있다”며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환자가 전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식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대사이상 위험이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공식품을 통한 하루 당 섭취량이 총 열량의 10%를 초과할 경우 비만 유병률이 39.0%, 당뇨병 유병률은 41.0%, 고혈압 유병률은 66.0%로 높아진다는 통계(식품의약품안전처)도 있다.
일상생활 중 당류 섭취를 줄이려면 ▲음료 구매 전 영양표시 확인하기 ▲인스턴트 음식 멀리하기 ▲갈증이 날 땐 물 마시기 ▲커피 섭취 시 시럽·설탕 빼기 ▲간식은 신선한 과일로 섭취하기 등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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