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집콕’ 스마트폰 삼매경…거북목 목디스크 올라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1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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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부터 한쪽 팔 타고 통증 있으면 의심"

북극발 한파가 이어지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전자 기기를 사용하며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목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돼 있는 젊은 연령대에서 목 뒤 근육이 뻐근하고 긴장돼 있는 상태를 경험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목 건강의 위험을 방치하는 경우 젊은 나이에도 목 디스크나 여러 퇴행성 질환이 발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는 추간판이 퇴행성 변화나 외상 등에 의해 후방으로 밀려나거나 탈출돼 신경을 압박하는 상태다. 압박되는 신경에 따라 목의 통증, 어깨와 상지 당김이나 방사통 등이 나타난다. 또 탈출한 추간판이 머리에서부터 내려오는 척수 전체를 압박해 상하지 강직이나 마비가 나타나는 ‘척수증’이 생길 수 있다. 보통 근육이나 연부 조직의 강도, 직업이나 환경적 특성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성사현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목부터 한쪽 팔을 타고 내려오는 통증이 있으면 목 디스크를 의심할 수 있다“면서 “특히 팔을 내리고 있는 차렷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팔을 들 때 통증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한다면 목 디스크에 의한 방사통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목디스크 진단은 영상 검사와 진료가 같이 시행된다. 전문의는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와 거북목의 정도, 디스크의 간격 등을 평가한다. 이후 신체 검진을 통해 관절통과 방사통, 척수증 관련 증상의 유무를 확인한다. 경증일 경우는 운동치료와 약물치료가 시도되지만 조기에 근력저하나 척수증 관련 이상소견이 있을 경우 MRI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목 디스크를 진단 받았다고 해서 전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빠른 생활 습관 교정과 운동, 약물치료 병행으로 증상이 나아지는 환자가 더 많다. 이 경우 디스크 탈출 초기의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방사통을 호전시키기 위한 소염제와 신경통 약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한다. 환자에 따라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등의 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다.

보존적 치료에 수 개월 이상 반응이 없는 심한 증상이나 조기 근력 저하, 척수증이 동반된 환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추간판 탈출의 위치, 정도에 따라 추간공 확장술, 전방 추간판 제거술·유합술 등이 주로 시행된다.

성 교수는 “환자에 따라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척추 수술보다 합병증 빈도가 낮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른 편“이라면서 ”수술 후 3~4일 정도면 퇴원 및 가벼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 목이 뻐근하고 불편하다면 습관적으로 목의 관절을 혹사시키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목의 관절은 운동 범위가 넓으며 머리 정도만 지탱 가능할 정도로 견고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통증이 발생하고, 퇴행성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만 신경 쓰고 생활 습관을 교정하면 빠른 시일 내 증상 호전을 경험하기도 한다. 실제 대학수학능력시험까지 목 통증을 호소하던 많은 학생들도, 수능이 끝난 후 책상으로부터 벗어나면 통증으로부터 해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오랜 스마트폰 사용이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 목을 앞으로 구부린 상태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데 이때 목 뒤의 근육이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경추 관절을 지탱하는 힘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경추 후관절과 디스크에 직접적인 하중이 가해지게 된다. 너무 오랫동안 스마트폰을 보는 것을 삼가고 중간 중간 가볍게 스트레칭 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목은 관절이 작고 예민해 무리한 관절의 움직임은 목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스트레칭은 평소 사용하지 않던 방향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뻐근한 느낌이 살짝 드는 정도면 충분하다. 컴퓨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우 모니터 높이를 조절해 시선이 정면을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성 교수는 “초기 경추 질환은 어깨·팔 등의 질환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진단이 늦어지기도 한다”면서 “적절한 진찰과 엑스레이 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감별할 수 있고, 빠르게 진단되면 수술 전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들이 많이 있는 만큼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진료를 늦추는 것은 금물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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