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 ‘2차 소송’도 승소… 대법 “日기업 배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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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등 11명에 11억 배상확정 판결
日 “유감”… 정부, ‘제3자 변제’ 추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승소한 뒤 피해자 영정 사진을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피해자 한 명당 1억∼1억5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유족들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승소한 뒤 피해자 영정 사진을 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이 피해자 한 명당 1억∼1억5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을 확정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대법원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다시 내렸다.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한 지 5년 만에 두 번째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강제징용 피해자 및 유족 등 11명이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21일 확정했다. 판결이 확정되면서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은 피해자 한 명당 1억∼1억5000만 원의 배상금에 지연손해금을 더한 금액을 유족에게 지급해야 한다. 확정된 배상금은 총 11억7000만 원이다.

앞서 강제동원 피해자 3명과 유족 오모 씨는 2014년 2월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곽모 씨 등 피해자 7명은 2013년 3월 일본제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2심도 모두 일본 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재판 기간이 9년 10개월가량 걸리면서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냈던 피해자 3명은 모두 사망했다.

일본 기업 측은 소멸시효가 이미 지나 배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날 대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나 그 상속인들에게는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객관적으로 권리를 사실상 행사할 수 없었다”며 소멸 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청구권 협정에 명백히 반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판결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외교부는 과거 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피해자와 유족과 마찬가지로 이날 승소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도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는 ‘제3자 변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제 강제징용#승소#배상확정 판결#일본기업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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