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어르신, 욕실이 위험하다…‘미끌’ 골절사고 주의보

  • 뉴시스
  • 입력 2023년 12월 22일 0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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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기저질환·안질환·야간뇨도 원인
“낙상 후 의식 없다면 응급실 바로 찾아야”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과 관절의 위축으로 유연성이 떨어져 낙상 사고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빙판길을 떠올리기 쉽지만, 물기가 있는 욕실 등 실내 낙상 사고 위험이 더 크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는 고령층은 낙상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낙상은 실외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만, 노인들은 평소 외출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실내 낙상 사고 위험이 더 크다. 밤에 화장실을 가다가 잠결에 넘어지는 일도 있고, 물기가 있는 욕실에서 넘어지는 경우도 많다.

고령에 따른 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도 낙상의 또 다른 원인이다. 조절이 안 되는 혈압이나 저혈당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낙상의 위험이 커진다. 특히 놓칠 수 있는 기저질환 중 하나가 ‘안 질환’이다. 시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어두울 때 혹은 밤중에 자다 깨서 움직일 때 낙상의 위험성이 커진다. 밤에는 야간뇨 등의 문제로 화장실을 가다가 낙상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평소 방광에 문제가 있다면 낙상의 위험성을 잘 인지해야 하는 이유다.

김동환 강동경희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골다공증“이라면서 ”특히 연령이 증가면서 골다공증 환자 비율이 증가해 70세 이상 여성의 약 3분의2, 남성의 5분의1이 골다공증에 속하게 된다. 뼈가 약하면 그만큼 골절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소에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관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50~60대에는 손목·발목이 주로 골절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척추·고관절 골절이 증가한다. 노인의 경우 낙상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하면 주변 근골격계 부위도 함께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뼈 뿐 아니라 관절, 인대, 힘줄 주변이 같이 손상되면 치료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

낙상 후 의식 손실이 있다면 뇌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CT·MRI 등 검사를 시행한다. 근골격계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고, 추가로 골 스캔 검사나 CT·MRI 검사를 통해 치료계획을 수립한다. 통증 조절을 위해 재활치료를 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들은 골다공증 검사로 추가적인 골절을 예방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이 경우 기저질환이 많은 노인이라면 전신마취를 할 때 제한이 있을 수 있어 전문가와의 철저한 상의를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낙상 직후 스스로 몸을 일으키거나 움직이게 되면 2차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면 특별한 증상이 느껴지지 않을 때 천천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 만약 의식을 잃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지체 말고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낙상 이후 하루·이틀 충분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미세 골절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고령의 경우 낙상의 경중에 상관없이 환자의 행동을 면밀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이나 주위에 통증을 숨기고 누워만 있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어서다. 만약 골절이 발생한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친다면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소한 낙상이라도 꼭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고령의 어르신들은 낙상 사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만히 집에만 있어야겠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이 경우 관절 상태가 더 나빠져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조금씩 자주 일어나서 움직이는 활동을 해야 근육과 뼈 건강에 좋다”고 강조했다.

일상생활에서 낙상 유발 요인을 미리 확인하고 관리하시는 것도 중요하다. 계단이나 등산과 같이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길은 되도록 피하고 운동을 한다면 평지를 걷는 것이 좋다. 너무 빠른 걸음으로 걷기보다는 천천히 속도를 유지하며 걸어야 한다.

특히 골다공증 등 기저질환 관리가 필수다. 낙상 경험이 있다면 원인을 찾아내 관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욕실의 물기를 제거하거나 미끄럼 방지 장치를 하는 등 생활 속 낙상 위험 인자들을 반드시 조정해야 한다. 운동은 자신의 상태에 맞게 조금씩 나눠서 하되, 근골격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바닥에 앉기·양반다리)를 피하고 가슴과 등을 펴는 운동을 수시로 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낙상 예방 습관

1. 기저질환 관리를 꼼꼼히 챙긴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장기간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2. 내 주변, 낙상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과 물건 등을 미리 체크하고 반드시 조정한다.

3. 운동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조금씩 여러 번 하는 것이 좋다.

4. 바닥에 앉거나 양반다리 등 근골격계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자세는 피하고 가슴과 등을 펴는 운동을 수시로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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