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로부터 30억 원대의 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 씨(27)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경호원은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는 22일 오후 3시경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씨와 전 씨의 경호실장 역할을 했던 이모 씨(26)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수의를 입은 전 씨는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안경을 벗고 눈을 질끈 감고 있거나 눈물을 흘렸다.
전 씨는 공모 관계에 있던 이 씨와 함께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 실장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으로 피해자 27명에게 30억여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전 씨는 자신의 부와 인맥을 과시하며 피해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방법으로 신규 앱 투자 등을 권유했었다”며 “하지만 전 씨는 서울 동부구치소를 출소한 뒤 특별한 직업이 없이 생활하고 있었고 투자 경험이나 진행 중인 사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범 이 씨도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명품 등 사치품을 구매하거나 호화 생활 비용, 경호원 고용 비용 등에 투자금을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전 씨가 남성 행세를 하며 범행을 이어가던 중 주변인들에게 성별을 의심받자 주민등록증을 위조했다며 “SNS 앱을 통해 자신의 주소를 서울 송파구 소재 시그니엘로 하는 등 남성 주민등록증 위조 대금으로 510만 원을 전송한 사실도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지난해 10월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A 씨와 성관계를 맺은 뒤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피해자에게 7300만 원가량을 뜯어낸 혐의도 받는다.
전 씨의 법률대리인은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씨의 법률대리인은 “전 씨와 공모 관계가 없으며 (범행) 실행을 분담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부가 판단할 사안이지만 공소장에 오류가 있다. 이 사건 피해자 수가 많은데 피해자들의 진술을 보면 이 씨를 고소하거나 공모관계로 진술한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전 씨 측은 재판 뒤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나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 올라온 수많은 억측이 자극적으로 언론에 보도가 됐고, 일부 유튜버들은 허위 사실을 생산하고 있다”며 “전 씨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분명히 처벌받을 거로 생각하고 있지만, 자신이 한 행위보다 더 큰 처벌을 받게 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씨는 피해자들의 피해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현재 재산이 전혀 없다. 대부분의 범죄 수익은 남현희 씨와 그 가족에게 흘러갔다”며 “전 씨가 수사 단계에서 남 씨에 대한 조사만 약 80시간 동안 받았다. 남 씨에게 귀속된 범죄수익이 다시 피해자분들에게 환원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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