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내 코로나19 집단발병에도 업무를 태만하고 상관명령에 불복종한 의무장교에 대한 정직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박상현)는 공군 소속 A씨가 공군제1전투비행단을 상대로 제기한 ‘징계처분 취소’ 소송을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2월쯤 군당국이 자신에게 내린 정직 1개월 처분이 부당하다며 해당 소송을 제기했다.
군당국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2021년 8월쯤 군 부대 내에 122명의 집단발열환자가 나왔음에도 의무장교 A씨가 역학조사업무 지시를 불이행하고 직속상관에게 경례를 하지 않는 등 여러 복종의무를 위반한 점에 대해 정직처분을 내렸다.
또 A씨는 당직근무 중 의무실 내 커튼을 쳐 업무를 태만히 했고, 커튼을 걷으라는 상관의 명령에도 10~20분 뒤 다시 커튼을 친 불복종 행위를 지적받았다.
A씨는 상관의 무리한 지시와 고압적인 갑질로 국방헬프콜 등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오히려 징계를 받았다며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군부대에선 원인불명의 발열환자가 122명 발생해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충분히 예상됐다”며 “원고가 소속된 의무실은 소속 부대의 감염병 예방을 주관하는 부서로 원고는 적어도 사태수습을 위한 초동대처 등 업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당직근무를 하면서 커튼을 치는 행위는 업무를 방임해 근무를 해태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군인이 상관에게 거수경례와 관등성명을 대는 것은 상관으로부터 발령될 명령에 따를 자세가 됐음을 보여주는 군인의 기본적인 자세다. 의도적으로 상관에 경례를 하지 않는 것은 명백히 군의 기강과 질서를 해하는 행위로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징계사유인 복종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 근무지 이탈금지 의무위반의 원인이 된 원고의 각 비위행위는 군 조직의 특수성에 비춰볼 때 비행의 정도가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현재까지도 자신의 행동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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