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서울 도봉구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발화지점인 3층 가구에 거주하던 노부부가 무단으로 거주하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BS 모닝와이드 등에 출연한 리포터 김나한은 2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3층 가구 노부부가 평소 종종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며 이웃들의 목격담을 전했다.
김나한은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밝혀져야겠지만 주변 분들은 좀 이상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3층에 사는 노부부는 주변과 교류가 없었다는데, 평소에 조금 이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노부부는 베란다 바깥으로 물을 버리는가 하면, 창문에 알 수 없는 내용의 쪽지를 덕지덕지 붙여놨다고 한다. 이 노부부가 거주한 집은 최근 경매로 넘어가 퇴거 명령이 떨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당 노부부가 거주한 집에는 “상기 부동산은 10월 10일 경매 낙찰 후 소유권 이전이 완료되었으며, 현재 무단 거주 중입니다”라며 “현재 법원의 인도명령 절차 중이며, 조속한 퇴거를 하십시오”라고 적힌 안내문도 부착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나한은 “(노부부가) 집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주민들은) 단순 불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인해 불이 난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상황”이라며 “너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화재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4시 57분경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27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시작됐다. 이 불로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치거나 연기를 흡입하는 등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망자 중 1명인 30대 남성 박모 씨는 4층에서 자녀를 끌어안고 창밖으로 뛰어내렸으나 결국 숨졌다.
화재가 발생한 3층 거주자인 70대 남녀는 창문 밖으로 떨어져 중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경찰 관계자는 화재 현장 합동 감식 결과에 대해 담배꽁초 등을 발견했으며, 전날 화재와의 관련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방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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