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찾아와…24년째 익명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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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27일 11시 59분


27일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상자 안에 들어있는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뉴스1
27일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가 놓고 간 상자 안에 들어있는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뉴스1
연말이면 성금을 몰래 놓고 사라지는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의 선행은 올해로 24년째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인근에(성금을) 놓아 뒀다. 어려운 가정을 위해 성금을 써달라”는 한 통의 익명 전화가 걸려 왔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현장에서 수천만 원의 현금과 돼지저금통, 편지가 든 종이상자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올 한 해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상자를 개봉한 결과 안에는 5만원권 지폐와 동전을 합해 모두 8006만 3980원의 성금이 담겨있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첫 선행은 2000년 4월 처음 시작됐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7600만5580원의 성금을 놓고 사라지기도 했다.

뉴스1

지난 2019년에는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6000여만 원의 성금이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천사의 선행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지난해까지 23년간 24차례에 걸쳐 두고 간 성금은 총 8억8473만3690원에 달한다.

한편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노송동주민센터 일대 도로를 ‘얼굴 없는 천사도로’로 조성하고 ‘얼굴 없는 천사비’를 세웠다. 주민들도 10월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나눔 행사를 펼치며 천사를 본받아 익명으로 후원하고 있다.

성금은 그의 뜻에 따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 후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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