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마약류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가 2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롤스로이스남’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가 여성 환자 10여 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2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마약류관리법 위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준강간 준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 40대 의사 염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염 씨는 올 8월 2일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성형외과에서 ‘롤스로이스남’ 신모 씨(28)에게 의료상 필요가 없음에도 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염 씨는 치료 목적인 것처럼 진료 기록을 거짓으로 기재했다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해당 기록을 삭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염 씨의 마약류 불법처방 혐의를 수사하다가 염 씨가 지난해 1월부터 올 10월까지 자신의 병원에서 수면 마취 상태의 여성 환자 10여 명을 성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도 파악해 영장 신청서류에 기재했다.
염 씨는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죄송하다”고만 밝혔다. 성폭행 피해자 3명을 대리하는 김은정 변호사는 이날 법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염 씨가 영장심사 전날까지도 피해자에게 합의해 달라고 연락해 왔다”며 “성폭행 피해자 중 일부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신 씨의 차량에 치여 뇌사 판정을 받은 피해자 배모 씨(27)는 지난달 25일 사망했다. 검찰은 신 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4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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