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합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연예인을 단독 선정했습니다. 바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34·사진)입니다. 무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오픈AI’의 창시자 샘 올트먼 같은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서입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집니다.
스위프트는 미국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자신의 곡 모두 단독이나 공동으로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하는 걸로 유명합니다. 많은 이들은 전 세계를 사로잡는 그의 매력이 이런 작사 능력에서 나온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스위프트는 2006년 17세의 나이로 데뷔할 당시부터 자신의 사랑 경험을 컨트리 음악으로 풀어내면서 또래 여성 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우뚝 섰습니다. 4집 앨범 ‘RED’(2012년)에서 사랑의 순간을 색에 비유한 특이한 은유나 5집 앨범 ‘1989’(2014년)의 수록곡 ‘Style’에서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재치 있는 표현 등은 대중이 그에게 깊이 공감하고 열광하는 이유입니다.
올해 서른다섯의 스위프트가 대중음악 분야에서 얻은 성취는 놀랍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12번이나 그래미어워드를 수상했고 그중 3번은 ‘올해의 앨범상’이라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습니다. 그 이전에 ‘올해의 앨범상’을 3회 수상한 아티스트는 세계적인 음악가 프랭크 시내트라,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뿐입니다. 만약 스위프트가 내년에도 ‘올해의 앨범상’을 거머쥔다면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됩니다. 현재까지 그와 견줄 아티스트가 몇 없다고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위프트는 음악 산업 그 자체를 상징하는 팝스타입니다. 올해부터 진행 중인 월드투어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로 그는 현재 10억4000만 달러(약 1조3728억 원)가량의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스위프트 자신의 가수 활동 17년을 총망라한 이 공연은 대중음악 투어 역사상 최초로 10억 달러를 돌파한 투어라고 합니다. 이전까지는 엘턴 존의 고별 공연 ‘페어웰 옐로 브릭 로드 투어’가 투어 수익 1위였습니다. 하지만 엘턴 존이 수년 동안 공연한 데 비해, 스위프트의 투어는 올 3월에 시작돼 내년 12월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이대로라면 2조 원 이상의 수익은 거뜬할 걸로 추측합니다.
게다가 스위프트가 공연하는 지역은 파급 효과로 지역 경제가 크게 활성화되는 바람에 ‘스위프트노믹스’(테일러 스위프트와 경제의 합성어)라는 말도 생겼습니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등 각국 정상이 그의 공연을 유치하려고 발 벗고 나선다는 소식이 과장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러니 ‘그의 모든 공연은 기록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스위프트는 동시대 어떤 팝스타도 가보지 못한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가 아직도 30대라는 사실입니다. 이 슈퍼스타에게 2024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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