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상 대법관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외부의 부당한 영향이나 내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안 대법관은 “법관의 독립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일 뿐 법관 개개인의 자유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화가 이뤄진 오늘날에도 사법권의 독립이 위협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 판단은 최종적인 것으로서 분쟁을 종식해야 하지만 사회의 대립과 반목이 심화하면서 사법부 판단이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며 “법관은 부단한 성찰로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보편타당하고 공정한 판단을 해야 하고 주관적 가치관이 지나치게 재판에 투영되는 것을 늘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지혜와 덕망을 겸비한 신임 대법원장과 함께 법원 구성원의 노력으로 사법부가 법적 평화를 통한 사회통합을 이루고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민유숙 대법관은 “그간 대법원에서 수행한 역할로써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이 실제로 확인됐길 바란다”며 “다양한 삶의 환경과 궤적을 가진 대법관들이 상고심을 구성함으로써 대법원이 시대의 흐름을 판결에 반영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로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민 대법관은 “취임사에서 다짐했던 것처럼 한쪽의 시각이 아니라 모두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써 우리 사회의 통합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원 구성원들의 긍지를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하는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받는 안팎의 도전은 곧 법원이 한 단계 더 도약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법원 구성원들의 지혜와 뜻을 모아 이끌어주고 법원 가족들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멀리서나마 벅찬 마음으로 늘 법원의 발전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두 대법관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퇴임 이후 새 대법원장 임명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사법부 수장을 맡게 된 조희대 대법원장은 후임 대법관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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