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오후 11시 59분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24년 갑신년 새해 첫날을 약 10초 남긴 채 보신각 일대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각자 휴대전화 플래시로 하늘 위를 비추기 시작했다. 2024년 갑신년 새해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여기저기서 시민들의 환호 소리가 튀어나왔으며, 보신각에서는 시민대표 등 22명이 함께 모여 33차례 타종을 시작했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도 카운트다운과 함께 초대형 조형물 ‘자정의 태양’이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웅장한 빛을 발산했다. 폭죽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은 함께 온 가족을 껴안으며 “올해도 건강하자” “원하는 거 모두 다 이루자” 등의 덕담을 나눴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꺼내고 영상 통화를 하며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하기도 했다.
보신각 타종 행사을 함께 보기 위해 온 가족이 모였다는 김여주 씨(52)는 “우리 가족 모두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4년 갑진년 새해를 알리는 ‘2023 제야의 종‧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가 1일 0시 서울 보신각과 세종대로 사거리 일대에서 개최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 없이 맞이하는 첫 신년 행사였던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에는 약 10만 명이 모였다. 지난해(약 6만 명)의 2배 수준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 용띠 청년들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
지난해 12월 31일 오후부터 세종대로 일대는 신년 행사를 보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신각 앞도 가족이나 친구와 사진을 찍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아버지의 손을 잡은 채 보신각을 방문한 조하준 군(8)은 “오늘 밤 종이 울릴 때까지 이 자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여자친구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용띠’ 군인 김종환 씨(23)는 “청룡의 해라고 하니 올해는 정말 ‘우리의 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확히 1년 후인 12월 31일 제대인데, 군 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사회로 복귀하고 싶다”고 밝혔다. 같은 용띠인 여자친구 윤지원 씨(23)도 “올해는 우리가 주인공인 만큼, 안 해봤던 걸 시도하고 싶다”고 전했다.
1일 0시 정각에 시작된 보신각 타종 행사에는 온라인 공개 추첨으로 선정된 시민대표 12명과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오세훈 서울시장 등 22명이 참여해 33번에 걸쳐 종을 울렸다. 시민 대표로는 △서현역 ‘묻지 마 칼부림’ 피해자를 구한 의인 윤도일 씨 △매장 밖 쓰러진 노인을 구한 안경사 김민경 씨 △교통사고로 타계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부인 김정명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선 세종대로 사거리에 서울시가 설치한 ‘자정의 태양’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름 12m, 무게 2.5t 규모로 설치된 이 조형물은 타종 소리와 함께 대형 크레인 4대에 의해 솟아오르며 일출 모습을 연출했다. 자정의 태양이 15m 상공까지 올라간 뒤 화약 1000구를 터뜨리며 2분 30초간 웅장한 빛을 뿜어내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 경찰·서울시 안전관리 총력
경찰과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중구 세종대로(KT빌딩~청계광장 교차로 구간)와 새문안로·종로(새문안교회~종로1가 사거리) 전 차로를 통제하고 행사를 준비했다. 오후 3시부터는 청계천로(청계광장~청계2가 교차로), 우정국로(공평 사거리~광교 사거리), 무교로(시청뒷길 교차로~무교동 사거리)까지 전면 통제가 이뤄졌다.
10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경찰과 서울시는 안전 관리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은 서울 종로·남대문경찰서 450명, 경찰관 기동대 34개 부대 등 249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서울시도 지난해 2배 규모인 1100여 명을 안전요원으로 배치했고, 행사 현장에 응급 의료 인력이 상주하는 부스 9개 동과 한파 쉼터 6개 동 등을 운영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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