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얼지 않아 빙어축제 취소”… 따뜻한 날씨에 겨울축제 울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2일 03시 00분


인제-평창 등 취소-연기 잇달아
일부는 실내 체험행사로 바꿔
“겨울축제 2, 3년마다 못열수도”

“결빙의 어려움으로 얼음낚시 행사를 취소합니다.”

최근 강원 인제군은 홈페이지에 지난해 12월 19일부터 개최하려던 ‘2024년 인제빙어축제’를 취소한다며 이렇게 공지했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 탓에 빙어호가 제대로 얼지 않아 얼음낚시 행사를 열기 어려워진 탓이었다. 인제군은 “올 7월 이후에 캠핑과 물을 주제로 한 여름축제를 열어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얼음을 활용한 겨울철 지역 축제를 잇달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평창군은 지난해 12월 22일 열릴 예정이던 ‘평창 송어축제’를 한 주 미뤄야 했다. 축제장인 진부면 오대천의 얼음 두께가 최소 20cm 이상 돼야 안전하지만 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평창군은 22일 이후 얼음이 두꺼워지면서 현재는 얼음낚시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음을 활용한 야외 주요 프로그램을 실내 체험 행사로 대체한 축제도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경기 양평군에서 개막한 ‘양평 빙송어축제’는 주요 프로그램인 얼음낚시·눈썰매 체험을 취소하고 빙어뜨기와 송어잡기, 먹거리 행사 등을 진행 중이다. 강원 홍천군에서 열리는 ‘홍천강 꽁꽁축제’도 개막일인 이달 5일까지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으면 얼음낚시 대신 부교 위 또는 강가에서 하는 낚시 프로그램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화천군도 6일 산천어축제 개막을 앞두고 날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는 축제장인 화천천의 얼음 두께가 22cm로 개최에는 무리가 없지만 기온이 오르거나 비가 내리면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기온의 변동성이 심해져 지자체들이 겨울 축제를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돈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2, 3년마다 겨울축제를 못 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얼음낚시는 영하의 기온이 2주 이상은 지속돼야 할 수 있는데, 이런 행사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강원 지역의 겨울 날씨는 최근 들어 변동 폭이 커지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 12월의 경우 같은 해 11월 대비 기온 하강 폭이 12.1도로 49년 만에 가장 컸고, 지난해 2월과 비교해도 4.7도 차로 관측 이래 가장 컸다. 기상청은 이달 평균기온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을 80%로 예상했다.

#이상기후#겨울축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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