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냄새 등으로 악취 민원 폭증
‘서·북부 악취저감 종합대책’ 세워
2030년까지 조기 이전하기로
상리음식물처리시설도 관리 강화
대구 서구에 악취 관련 민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대구시가 올해부터 저감 대책을 본격화한다. 주민들이 악취 피해를 호소하며 수차례 대규모 집회에 나선 가운데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는 최근 ‘서·북부지역 악취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 포함된 시설은 염색산업단지, 하폐수처리장, 환경자원시설(매립장), 폐기물에너지화시설, 상리음식물처리시설 등 모두 5곳이다.
대책에 따르면 시는 당초 2032년을 목표로 추진했던 염색산업단지 이전을 2년 앞당겨 2030년까지 조기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재 염색산업단지 이전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첨단섬유복합단지를 조성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염색산업단지와 함께 악취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하수처리장도 2030년까지 지하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 인접 달성군 쓰레기매립장은 처리 방법을 따로 마련하는 한편 폐기물 연료화 과정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도 전문기관에 위탁할 예정이다. 악취의 주요인인 상리음식물처리시설도 기술 진단을 거쳐 악취 저감장치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 시설 운영과 관리 방안 개선에 나선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서구와 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 악취 민원이 폭증하자 단기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내놓은 대책이 악취 실태 조사와 불시 단속 등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이번에는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했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다.
최근 서구 염색산업단지 주변으로 인구가 점차 유입하면서 서·북부 지역에서는 악취 관련 민원이 폭증하고 있는 추세다.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1만3300여 건이다. 전년도 173건에 비해 무려 7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평리동 1418채 규모의 신축 아파트 주민들은 바람이 불면 창문조차 열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염색산업단지와 인접한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상리사업소에는 음식물·분뇨·하수처리장이 함께 있어 서구의 고질적인 악취 민원 근원지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힌다. 주로 계란 썩는 냄새와 가스 냄새 등이 뒤섞인 악취가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염색산업단지에서는 탄내와 화학약품 냄새가 새어 나오며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이 늘자 서구의회는 최근 서구 악취 저감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해결 방안 찾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환경기초시설이 밀집한 서·북부 시민들의 악취 피해를 해소하기 위해 근원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악취 저감 대책을 순조롭게 추진해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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