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고속도로에서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사고 수습을 위해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섰지만 차에 낀 12살 어린이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일 오후 5시 43분경 경남 밀양시 산외면 함양울산고속도로 함양 방면 산외2터널 인근에서 4.5t 화물차와 경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1t 트럭, 대형 SUV 등 4대가 추돌했다.
새해맞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정체를 빚은 가운데, 4.5t 트럭 운전자가 내리막길에서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특히 사고차량 중에 트럭에 받힌 SUV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진 상태였다.
현장을 지나던 차량 8대가 이 모습을 보고 길을 멈췄고, 부서진 차 안에 갇힌 일가족을 빼내기 위해 시민 20여 명이 달려들었다.
일부 시민은 2차 사고 방지를 위해 교통 통제에 나서고, 또 다른 시민은 소화기를 챙겨오는 등 시민의식이 빛났다. 고령의 시민들은 부상자들을 감싸주고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시민들은 “하나, 둘, 셋!” 구호를 외치며 힘을 합쳤고, 안간힘을 쏟은 끝에 마침내 승용차 문을 열었다.
안타깝게도 승용차 안의 12살 초등학생 김 모 군은 숨진 채 발견됐다. 운전자인 40대 어머니와 10대 딸, 또 다른 1t 트럭 운전자와 대형 SUV 탑승자 1명 등 4명은 부상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밀양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일부 시민이 부상자에게 모포를 덮어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었다”며 “(수습을 도운 시민들에게) 돌아가시라고 말한 뒤 사고 수습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를 낸 트럭 운전자를 입건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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