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에 헌신하다가 제주 4·3 사건 당시 경찰서장으로서 무고한 주민들을 구한 고(故) 문형순 전 모슬포경찰서장이 국가유공자로 추대됐다.
경찰청은 국가보훈부로부터 문 전 서장의 참전유공자 등록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3일 밝혔다.
1897년생인 문 전 서장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한 후 1920년대 만주 일대 항일단체에서 독립운동을 했다. 해방 후인 1947년 경찰에 투신해 제주 모슬포경찰서장으로 지내면서 4·3사건 당시 도민 100여명이 좌익 혐의로 처형될 위기에 처하자 자수를 권유해 목숨을 구했다.
성산포경찰서장 재임 중에는 계엄군이 좌익 혐의를 받는 예비검속자에게 총살 명령을 내리자 ‘부당함으로 불이행’한다며 거부해 295명을 방면했다.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을 2018년 ‘올해의 경찰영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경찰청은 그간 문형순 전 서장의 독립운동 사료를 발굴해 독립유공자 심사를 국가보훈부에 6회나 요청했으나 입증자료 미비 등의 이유로 서훈을 받지 못했다.
이에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6·25전쟁 당시 경찰관으로 재직하며 지리산전투사령부에 근무한 이력에 착안해 지난 7월 독립유공이 아닌 참전유공으로 서훈을 요청해 국가유공자 결정을 이끌어냈다.
경찰청은 문 전 서장이 참전유공자로 등록됨에 따라 제주호국원과 협의해 국립묘지 안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1953년 9월 제주경찰청 방호계장을 끝으로 퇴직한 문 전 서장은 1966년 6월20일 제주도립병원에서 향년 70세로 유족 없이 생을 마감했다. 현재 제주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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