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수시에서 최소 2만5000명 못 뽑았다…4600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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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월 3일 1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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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학 강의실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한 대학 강의실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지역 4년제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한 인원이 지난해보다 2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대학은 올해 수시모집에서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해 정시모집에서도 학생 모집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이투스에 따르면 전국 173개 4년제 대학의 2024학년도 수시 이월인원은 총 2만734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학에서 추가 합격자 모집까지 했지만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한 인원이 전년 2만2506명보다 4834명(21.5%)이나 늘었다.

이는 전날 오후 7시 기준 정시모집 최종 인원을 공개한 대학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어서 수시 미충원 인원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시모집에서는 최초 발표한 인원에 수시에서 뽑지 못해 이월된 인원을 합해서 선발한다.

지방대학의 수시 미충원 현상이 특히 심각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의 92.6%가 지방대에서 발생한 데다 미충원 인원 또한 급증했다.

지방대학 112곳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2만5326명으로, 전년 2만715명보다 4611명(22.2%) 늘었다. 최초 발표한 정시 모집인원이 2만1987명이었는데 최종 모집인원은 2.1배인 4만7313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61개 대학의 수시 미충원 인원은 2014명으로, 전년 1791명보다 223명(1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시 미충원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광주·전남 지역 대학은 수시 이월인원이 최초 정시 모집인원의 5.6배에 달했다. 전북지역 대학도 2.7배가 넘었다. 대구·경북지역은 약 2배, 부산·울산·경남지역은 1.7배로 나타났다. 충청권 대학은 수시 이월인원이 정시 최초 모집인원의 1.4배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적었다.

학생·학부모의 ‘인(in) 서울’ 대학, 수도권 대학 선호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방대학의 학생 충원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률이 평균 5.5대 1로, 최근 4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거꾸로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17.8대 1로 최근 4년 중 가장 높았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면서 상위권 대학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 반면 지방대는 거점 국립대조차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수시에서 미충원이 급증하면서 지방대학은 정시모집에서도 고전이 예상된다. 정시에서도 학생을 다 뽑지 못해 2월 말 추가모집까지 실시해도 신입생을 다 충원하지 못하는 지방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지난해 선발 결과를 보면 지방권 대학은 추가 모집을 해도 추가모집인원의 56%밖에 채우지 못했다”라며 “학생들이 지방권 대학에 관심이 없다는 증가”라고 말했다.

이 소장은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했지만 그것과 무관하게 지방대 기피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며 “지방대 살리기는 입학전형 문제가 아니라 인프라 등 다른 곳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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