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한잔하면 어때, 참견 마”…도봉산 구조대에 화낸 뻔뻔 등산객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3일 16시 44분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오후 눈 쌓인 서울 도봉산에서 음주를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산객들. (MBN갈무리)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달 31일 오후 눈 쌓인 서울 도봉산에서 음주를 하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등산객들. (MBN갈무리)
음주 산행으로 위험을 자초한 등산객이 구조대원에게 되레 화를 내는 뻔뻔한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일 MBN은 지난달 31일 오후 119 구조대원이 서울 도봉산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취객을 구조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119 특수구조단은 ‘산에 몸을 못 가누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도봉산 450m를 올랐다.

눈이 많이 쌓인 데다 어두워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구조대는 30여 분을 돌아다닌 끝에 사람 소리를 듣고 손전등을 비췄다.

얼어붙은 산길을 동호회원들과 오르다 뒤처진 60대 남성과 50대 여성은 술에 취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상태였다.

구조대원이 “다치신 분 맞냐”고 말을 걸자, 취객은 “한잔하는 바람에”라고 답했다. 이어 “쉬셨다가 같이 가자. 위험하다. 여기 멀다”는 말에 “멀면 뭘 한대”라며 큰소리를 냈다.

또 “술 드시고 산행하는 거 아니다”라는 경고에 “여보세요. 산에 와 한잔할 수도 있지. 참견하지 마”라며 되레 훈계를 했다.

그러다 문득 소지품이 생각난 취객은 “제 배낭 어딨냐”고 뻔뻔하게 묻기도 했다. 구조대는 “일행이 가지고 내려갔다”고 답했지만 취객은 내려가는 길 40여 분 동안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하산 후 구조대원은 산악구조차로 취객들을 정류장까지 데려다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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