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개발한 잠수함의 설계 도면이 대만에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남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대우조선해양 근무 당시 도면을 빼돌리고 잠수함 개발 컨설팅 회사인 S사로 이직한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 A 씨 등 2명을 산업 기술 유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대만으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된 잠수함 설계 도면은 대우조선해양이 2011년 12월 인도네시아로부터 11억 달러(약 1조4393억 원)에 3척을 수주한 ‘DSME1400’ 모델의 도면으로 알려졌다. 해당 잠수함은 2019년 인도네시아에 인도됐다.
경찰은 A 씨 등이 S사로 이직한 후 도면을 대만 측에 넘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도면은 이후 대만 정부가 첫 자체 잠수함 ‘하이쿤’을 개발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자세한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고 했다.
경찰은 대만 정부와 컨설팅 계약을 맺은 S사가 대만국제조선공사(CSBC)와 손잡고 잠수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술이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S사는 실제 지난해 하이쿤 잠수함 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등을 정부 허락 없이 해외로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대외무역법 위반 혐의로 S사 임원과 S사에 대해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했다. S사는 해군과 대우조선해양 출신 등이 설립한 중소기업 규모의 회사다.
도면 유출 사실은 대만 내 친중 성향의 국회의원이 처음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도면이 CSBC 등 주요 관계자 사이에서 돌아다니자 이를 한국의 대만대표부에 알린 것. 해당 첩보는 한국 방위사업청 등에 전달돼 경찰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수사기관과 함께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