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이 식어서 도착했다는 이유로 사장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손님은 사장이 녹취파일을 제시하며 고소를 검토한다고 전하자 그제야 울면서 사과했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장사에 참 회의감이 들 때’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장 A 씨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2시 30분경 한 손님이 배달앱을 통해 음식과 술을 주문했다. 그는 바로 조리를 시작했고 30분 만에 배달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주문 약 2시간 후인 오전 4시 30분경 해당 손님은 ‘음식이 식었다’는 이유를 들며 항의 전화를 걸어왔다.
A 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손님 B 씨는 “음식이 쳐 식었는데도 맛있다”, “음식이 쳐 식어도 잘 쳐 먹었다” 등의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A 씨가 “죄송하다. 어떻게 해 드리면 좋겠냐. 많이 불편하셨다면 환불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하자 B 씨는 “이미 배때기에 다 쳐들어갔는데 뭐 어쩌냐”며 A 씨를 조롱했다.
이에 A 씨는 “비꼬지 마시라. 고객센터 통해서 연락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B 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XX놈이 전화를 처 끊고 XX이야. 죽여버린다”, “내 배 속은 쓰레기통이냐 XX놈아” 등의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 또 배달앱을 통해 “넌 내가 칼로 찔러 죽인다”는 내용의 리뷰를 올렸다.
A 씨는 결국 B 씨의 통화 녹취와 리뷰를 캡처해 경찰 지구대로 향했고 B 씨에 대해 고소의사를 전했다.
A 씨는 “그제야 손님이 무릎 꿇고 울며 사과했다”며 “경찰들도 좋게 해결하라 권유하길래, 맘 같아서는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젊은 사람이라 봐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15살은 어려 보이는 조카뻘에게 이런 소리 들으니까 장사에 회의감이 엄청 들더라”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저걸 봐주다니 안타깝다”, “저건 특수협박죄가 성립성립 가능할텐데”, “장사하는 분들은 걸핏하면 이런 수모를 겪는다는 게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행법상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특수협박죄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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