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명동입구 광역버스정류소에 혼잡을 완화하기 위한 노선 표시 안내판을 설치한 뒤 되레 퇴근길 교통 정체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시는 정차 위치 변경 등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2월 28일 명동 광역버스정류소 인도에 노선 표시 시설물을 설치했다.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추진한 M버스 도심 진입 확대, 광역버스 입석금지 대책 등으로 명동입구에 정차하는 노선이 29대로 급증한 데 따른 조치였다. 또 기존에는 정류소 바닥에 파란색 페인트로 일부 노선 번호만 표시해 탑승객들이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마저도 표시가 없었던 노선은 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맞춰 탑승객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하지만 노선을 표시하는 안내판을 별도로 설치하고 29개 노선 버스가 각 안내판 앞에 정차해 승객을 탑승시키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오히려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버스 정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서울역 숭례문~명동입구에 이르는 약 1.8㎞ 구간이다. M버스로 출퇴근한다는 한 승객은 “시청 인근에서 버스를 탄 뒤 서울역과 숭례문, 명동 등을 지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린다”면서 “평소보다 귀가 시간이 1시간가량 더 늦춰져서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잇따르자 시는 명동입구 노선 중 일부(경기 수원 방면 운행 5개 노선)의 정차 위치를 이달 중 변경하기로 했다. 또 명동입구 정류소를 운행하는 광역버스가 만차까지 대기했다가 출발하는 등 정체를 유발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현장 계도요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서울 도심으로 오는 광역버스를 줄이기 위해 도심 진입 전에 회차하고 시내 대중교통과 연계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당분간 이같은 혼잡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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