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면서 호흡기 건강에도 비상이 걸렸다. 미세먼지는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호흡기 감염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직경 10마이크로미터(㎛·10 ㎛은 0.001㎝) 이하인 것을 미세먼지(PM10), 직경 2.5㎛ 이하는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된다. 같은 농도인 경우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더 넓은 표면적을 가져 병원균 등 유해물질과 더 많이 흡착될 수 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8일 “미세먼지는 코와 목, 폐포, 혈관까지 침범한다”며 “초미세먼지와 함께 호흡기로 들어온 중금속은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계속 머무르면서 여러 조직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눈, 코, 인후 점막에 물리적 자극을 유발한다. 이 때 면역세포를 담당하는 세포는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막염, 비염, 기관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 및 호흡기·알레르기 질환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기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에 노출 된 후에는 기침을 포함한 호흡기 점막 자극 증상, 폐기능 감소 및 악화로 인한 호흡 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천식 증상, 혈관기능장애로 인한 가슴 압박감, 호흡 곤란 등 심혈관계 증상, 가려움 및 따가움을 동반하는 피부 알레르기, 아토피피부염, 통증, 이물감,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알레르기결막염과 안구건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면역이 약한 임산부·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등은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미세먼지가 심할수록 기본 건강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시에는 외출을 삼가하는 것이 좋다. 만일 외출을 해야 한다면 실외 운동은 자제하고, 교통량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외출을 할 경우에는 방한용이 아닌 황사마스크를 구입해 착용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에서는 미세먼지입자의 크기가 평균 0.6μm인 것을 80% 이상 차단할 수 있는 제품에만 ‘황사마스크’ 인증 마크 표기를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황사마스크라 하더라도 착용법이 잘못되면 미세먼지 차단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코와 입을 가릴 수 있도록 착용하고, 1~2일 정도만 사용해야 한다. 또 구겨지거나 세탁을 하면 미세먼지가 침투할 수 있으므로 재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백 교수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삼겹살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몸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물을 많이 마셔 체내 수분을 높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코 속이 건조해지고, 이물질을 1차적으로 거르는 미세섬모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실내가 건조하지 않게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정 실내온도는 20~22도, 습도는 40~50% 이다.
백 교수는 “외출 후 실내에 들어오면 손, 발, 얼굴 등을 깨끗이 씻고, 가글링을 통해 몸에 묻은 미세먼지를 떼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일 외출 후 가슴 압박감, 호흡 곤란 등 증상이 악화될 경우 바로 병원에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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