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 음식 재사용 인정…조리사·영양사에 책임전가
관련 사진 100여장…"음식 재사용 여부 병원 측도 알고 있다"
전북 정읍에 위치한 한 민간요양병원이 일반환자식에서 남은 잔반을 재처리해 투석환자의 식사로 제공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반병원이 아닌 쇠약한 고령의 환자들이 모인 요양병원, 그것도 투석환자에게 제공된 음식이다. 투석환자의 경우 저염식과 단백질 보충 등 식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8일 이 병원 투석환자식 조리사 A씨에 따르면 일반 환자식에 제공됐다가 남은 음식을 보관해 1~2일 뒤 일반환자식보다 식단의 가지 수가 더 많은 방문 투석환자에게 제공했다. 특히 A씨는 “조리사로서 이 같은 행위에 대해 본인이 사후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의사를 조리과정 관리·감독자인 영양사에게 전달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가 재사용됐다며 전달한 사진은 100여장에 달한다. 이중 특히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는 한 음식에 대해 A씨는 사진이 찍힌 날짜와 식단에 미리 공개된 날짜를 대조해 보면 알 수 있듯 전날 사용했던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한 뒤 다음날 투석환자식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원 관계자도 이 음식에 대해 재사용 여부를 인정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경영진은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조리사와 영양사 등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이에 제보자 A씨는 “같은 일을 하는 여러 동료들과의 대화에서 음식의 재사용 관계를 병원 측도 알고 있었다는 말도 들었었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어떻게 음식이 재사용 됐는지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해명 했다.
한편 이 사안은 A씨가 제보해 관리관청인 정읍시보건소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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