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진 작명교육협회장, “이름에 ‘소리오행’ 반영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8일 16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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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이름을 지을 땐 한글의 ‘소리오행’ 체계를 세심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8일 강기진 한국작명교육협회 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한글의 소리오행은 훈민정음 해례본에도 명시된 것”이라며 “오행체계를 바탕으로 작명해야 이름을 발음할 때 거슬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글 오행체계란 자음을 ‘목, 화, 토, 금, 수’ 오행에 맞춰 분류한 체계다.

한글 소리오행 체계. 한국작명교육협회 제공
강 회장은 “많은 한국인이 작명 과정에서 무의식 중에 이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작명교육협회에 따르면 한글의 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이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이름 순위가 높은 이름들의 초성 오행 관계를 비교하면 도윤, 아린, 하린을 제외하고는 서로 상생 또는 상비(동일한 오행으로 구성된 경우)를 이룬다.

2022년 상위 출생신고 이름 현황. 출처: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일부 예외를 뺀 대부분의 이름의 초성은 금과 수 오행에 속한다. 강 회장은 “음 기운에 해당하는 금과 수 오행은 차분하고 안정감을 준다”며 “많은 한국인이 차분한 느낌의 이름을 원하기 때문에 금과 수 오행으로 구성된 이름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한국 작명계에서는 지난 시절 한글의 소리오행이 와전된 아픈 역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훈민정음 해례본이 연산군 시절의 한글 탄압으로 자취를 감췄던 탓에 소리오행이 잘못 전해졌고, 이 때문에 작명에도 오류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해례본이 재발견된 후 많은 작명가가 오류를 바로잡았으나 아직도 소리오행을 잘못 적용하는 작명 사례가 적지 않다”며 “작명을 의뢰할 때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리오행 체계를 지키는 곳인지 분명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한규 기자 hanq@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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