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메가시티’ 논의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발언에 의해 다시 한번 수도권을 달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시는 정치권 논쟁과는 별개로 관련된 도시가 참여하는 공동연구반을 각각 운영해 숙의 과정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메가시티와 관련해 총선 이후까지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5일 ‘수도권 메가시티론’에 대해 “우리 당이 굉장히 진지하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정책으로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2024 경기도당 신년인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한 위원장은 “어떤 방향으로 할지 화두를 던진 것이고 구체적인 부분은 차차 설명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말 수도권을 뒤흔든 메가시티론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로 사실상 동력을 잃었다.
김 전 대표를 필두로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특별법을 발의한 데 이어 구리시를 편입하는 내용의 특별법 발의도 준비했다. 하남·부천·광명·과천 등을 수도권 메가시티에 포함하는 것은 물론 평택·오산 등과 충남을 묶은 ‘베이밸리 메가시티’, 경상도 주요 도시를 통합한 ‘부울경’ 메가시티도 추진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의 사퇴로 ‘메가시티론’은 힘을 잃었다는 평가다.
한 위원장의 발언으로 메가시티론이 또다시 수도권의 주요 의제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서울시는 ‘서울 편입’을 원하는 김포, 인천, 구리, 고양, 과천시와 각각 공동연구반을 운영, 긴 호흡으로 장단점 등을 정확히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20일 김포시와 1차 회의를 통해 운영 방안 및 분야별 자료를 공유했고 11월29일엔 구리시와 1차 회의를 가졌다. 이어 지난해 12월20일 김포시와 2차 협의를 진행한 것에 이어 이달 11일에는 구리시와 2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아직 김포와 구리를 제외한 지자체와는 별도의 회의를 갖지 않았다.
당초 지난해 연말쯤 김포시와의 공동연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메가시티를 희망하는 지자체들이 늘어남에 따라 연구에도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총선 이후까지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오 시장은 “총선 이후까지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충분히 장단점이 알려진 다음에 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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