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김모 씨(67)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민주당이) 총선에서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0일 오후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김 씨는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이 연기되는 등 이 대표를 제대로 처벌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었다”며 “더 나아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고, 이 대표가 특정 세력에게 공천을 줘 다수의 의석수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로 살해를 결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가 ‘남기는 말’이라는 제목으로 범행의 정당성을 알리기 위해 작성한 8면 분량 메모장에도 유사 취지 내용이 반복적으로 기재돼있음을 확인했다”며 “이와 함께 디지털 포렌식 자료와 참고인 진술, 프로파일러 진술 분석 등을 종합하면 결국 김 씨의 주관적인 정치적 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졌다고 분석된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단독 범행을 주장했으나 수사 결과 김 씨로부터 범행을 사전에 들어 알고 있었고, 범행 이후 메모(남기는 말)를 가족과 언론매체 등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고 실제 일부 행동에 옮겼던 조력자 70대 남성 1명을 방조범으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다만 범행을 함께 공모한 공동정범이나 교사한 배후 세력은 현재까진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27분경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인근 대항전망대에서 이 대표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현행범 체포돼 4일 구속된 김 씨는 10일 오전 검찰에 송치되면서 이 대표를 향해 “걱정을 끼쳤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4㎝ 자상(찔린 상처)을 입었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헬기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는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받다 10일 오전 퇴원했다. 이 대표는 퇴원하면서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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