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를 다니다 2년 전 퇴직한 이모 씨(61)는 80대 장모와 함께 산다. 아들(28)은 대학원에 다닌다. 이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노후 자금이다. 다행히 본인 소유의 집이 있고 빚은 없지만 장모 간병과 아들 결혼 등에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 씨는 “은퇴 후 연금 외엔 고정 수입이 없는데 친구들도 사정이 비슷해 목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50대 이상 중년 및 고령층의 절반 가량은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돈을 빌릴 지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연금공단 국민연금연구원의 ‘제9차 중·고령자의 비재무적 노후생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49.4%만 ‘갑자기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돈을 빌릴 수 있다고 말한 경우 가능한 지인의 수는 평균 1.76명이었다. 이는 2022년 5~9월 50대 이상 6202명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진은 중고령자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돈이 필요할 때 △몸이 아플 때 △우울할 때로 나눠 조사했다. 그 결과 87.8%는 ‘우울할 때 이야기 할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이야기할 수 있는 대상은 평균 2.51명이었다.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있다’는 87.3%, 그 대상은 평균 2.01명이었다. 세 가지 상황에서 모두 도움받을 수 있는 응답자는 48.8%였지만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응답도 7.0%나 됐다. 지난 1년간 가장 도움을 준 사람은 배우자(66.5%)가 가장 많았고 자녀(26.0%), 형제·자매(2.3%), 친구(2.0%)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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