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10대 방화범 “불장난이었다”…피해자 “난 희귀병 환자, 많이 힘들다”

  • 뉴스1
  • 입력 2024년 1월 11일 16시 26분


지난 10일 오전 3시께 한 고등학생이 충남 서천 화양면 금당리의 한 가정집에 불을 질렀다. (KBS 갈무리)
지난 10일 오전 3시께 한 고등학생이 충남 서천 화양면 금당리의 한 가정집에 불을 질렀다. (KBS 갈무리)
충남 서천에서 가정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1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천경찰서는 전날 오전 3시쯤 서천 화양면 금당리의 한 가정집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과 관련해 같은 날 방화 혐의로 고등학생 A군(16)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A군은 방화 당일 피해자 B씨(93·여)의 집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를 훔치려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오토바이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이 불로 B씨의 집 건물 두 동 중 한 동이 전소되고 한 동 일부가 탔다. 다행히 놀란 이웃 주민이 집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고 있던 B씨와 B씨의 아들 C씨(64)를 깨워 대피시켰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훔치려던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자, 다시 마당으로 가져다 놓은 뒤 불을 붙인 A군은 불이 주택으로 번지는 것을 확인하고 30분이 넘게 지켜본 다음 유유히 달아났다. (KBS 갈무리)
훔치려던 오토바이 시동이 걸리지 않자, 다시 마당으로 가져다 놓은 뒤 불을 붙인 A군은 불이 주택으로 번지는 것을 확인하고 30분이 넘게 지켜본 다음 유유히 달아났다. (KBS 갈무리)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A군의 신원을 특정하고, 추적 4시간 20여 분만인 오후 7시49분께 인근 마을에서 그를 붙잡았다.

인근 마을에서 거주 중인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불장난을 하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너져내린 집을 바라보는 피해자 C씨. (KBS 갈무리)
무너져내린 집을 바라보는 피해자 C씨. (KBS 갈무리)
치매를 앓는 노모 B씨를 모시고 사는 피해자 C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도 여기를 왔다 갔다 하는 애들이 있었다. 조금 어린애들이 오토바이를 훔쳐 가는데도 그냥 혼내서 보냈었다. 절대 하지 말라고. 그런데 올해 이런 상황이 생겼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저는 희귀병 환자다. 그래서 어렵게 사는데 (이런 일이 생길 거라) 생각도 해본 적 없고 남들과 다투고 살아본 적도 없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A군을 상대로 방화 동기 등 수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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