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보존을 위해 폭발 사고 현장에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넘어 약 70만 원어치의 물건을 훔쳐 간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검거됐다.
12일 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전 대덕구 LPG 가스폭발 현장 절도 사건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 사건은 크리스마스 전야인 지난달 24일 오후 8시 52분경 일어났다. 대전의 한 골목에서 엄청난 가스폭발이 일어나 1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또 인근 상가와 주택 등 80여 채가 파손돼고 10대의 차량이 부서졌다.
폭발은 콘크리트 지붕이 폭삭 주저앉을 만큼 강렬했다. 화재보험도 없는 대다수의 피해 상인들은 연말·연초 대목을 앞두고 잿더미가 된 건물을 보며 망연자실했다.
이 와중에 좀도둑까지 들어 상인들을 두 번 울렸다. 경찰이 증거 보존을 위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지만, 이틀 후인 26일 새벽 6시, 참혹한 사고 현장에 두 명의 남성이 나타났다.
이들은 대범하게 폴리스라인을 넘어 부서진 건물 안으로 들어가더니 물건을 잔뜩 훔쳐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인근 CCTV에 찍힌 72시간 영상을 검토해 현장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피의자 2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맥주 15병과 업소용 밥솥, 통기타 등 70만 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40대 불법체류 외국인으로 파악된 이들을 출입국사무소로 인계했다.
경찰이 현장 보존을 위해 설치한 폴리스라인을 무단침입하면, 사유지의 경우 건조물침입죄(형법 제319조 제1항)가 성립된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 받을 수 있다. 또 증거·현장 훼손으로 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호기심으로라도 폴리스라인을 침범하거나 손괴하지 말라고 경찰청은 경고했다.
대덕경찰서 형사팀 김석빈 검거팀장은 “앞으로도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2차 범행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합당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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