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승진청탁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승진 순위’가 조작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근무평가를 통해 승진 순위 1, 2위에 올랐던 경찰관들이 갑자기 7, 8위로 내려간 과정에 승진청탁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광주경찰청이 2022년 1월 단행한 심사승진 과정에서 승진 순위가 조작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당시 광주경찰청은 경감에서 경정으로 6명, 경위에서 경감으로 24명을 승진시켰는데, 검찰은 1∼3차 근무평가를 거친 승진 순위에서 1, 2위를 기록했던 경찰관들이 인사위원회 최종 순위에서 7, 8위로 밀려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광주경찰청 인사 부서를 압수수색해 이런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검찰은 광주경찰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승진 순위가 이렇게 바뀐 이유와 과정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11일 당시 광주경찰청장이었던 김모 치안감 자택과 광주·전남지역 경찰서장 3명, 광주경찰청 인사 부서 등 7곳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보했다.
광주의 한 경찰관은 “과거 승진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는데 최종 순위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하위권으로 밀려나 승진하지 못한 적이 있다”며 “승진 순위 조작은 공공연한 내부 비밀이자 나쁜 관행”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인사위원회 위원장이 점수를 높게 주거나 세평 등을 반영했다는 이유로 승진 순위가 크게 바뀔 때가 종종 있었다”고 했다.
한편 승진청탁 비리와 관련해 경찰관 3명을 구속한 검찰은 김 치안감이 사건 브로커 성모 씨(62·수감 중)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1000만 원을 받은 혐의 외에 또 다른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치안감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다. 검찰 조사에서 결백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A 서장은 동아일보에 “억울하다”고 했고, B 서장은 “참고인 자격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C 서장은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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