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을 하지 않은 개가 도로로 뛰쳐나와 차에 치어 죽자, 견주가 차주에게 장례비용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공분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강아지 교통사고 의견 부탁드린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제보자 A 씨에 따르면 이 사고는 A 씨가 지난 1일 왕복 8차선 도로를 주행하던 중 발생했다.
A 씨가 공개한 차량 블랙박스에 따르면 당시 차는 시속 60km로 4차로를 주행했다. 차가 건널목을 지날 때쯤 오른쪽 인도에서 소형견 한 마리가 홀로 도로로 뛰어 들었다. 당시 이 개는 목줄이 없던 상태였다. 그는 개를 보고 급하게 차를 세웠지만 이미 개는 차에 치인 상태였다.
A 씨는 “급브레이크를 밟은 후 뒤를 돌아봤는데 견주는 반대편 차선에서 건너오고 있었다”며 “주변 목격자 진술에서 ‘강아지가 목줄 없이 혼자 돌아다니다가 횡단보도 건넜다’고 했다”고 전했다.
A 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보험 접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견주가 개 장례비 100만원 중 일부를 A 씨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무과실’을 주장했지만 견주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A 씨는 “급제동으로 병원에서 1회 도수치료를 받았고 차에 함께 타고 있던 45개월 자녀가 개가 피 흘리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다만 차량 수리비는 따로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같은 사연을 들은 누리꾼들은 “개 주인이 자기가 잘못한걸 차주한테 뒤집어 씌우려고 한다”, “아이의 정신 치료비를 내놔야 할판에 뭘 믿고 저러는지 모르겠다”, “견주가 죄송하다고 하면 될 일을 일을 키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관련 전문가는 견주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법무법인 위드로의 김경환 대표변호사는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차주의 과실은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도로와 주변 상황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과실 비율 책정이 된다”며 “다만 이 경우에는 목줄로 개를 통제하지 못한 견주의 잘못이 크다고 봐서 견주가 형·민사 소송을 진행할 경우 차주는 무혐의를 받을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개의 경우 사람이 아니어서 형사를 진행할 때 재물손괴죄를 적용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재물손괴죄의 경우 차주가 종합보험에 들어있으면 이 또한 처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목줄을 채우지 않은 견주의 과실이 명확해 오히려 차주가 견주에게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개가 튀어나와 차주가 도수치료를 받은 점과 차주의 자녀가 개가 죽는 모습을 본 충격으로 계속 울음을 터트린다는 점이 개가 죽은 것보다 더 큰 피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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