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기술-공정 700여개 中유출… 경찰, 삼성전자 前연구원 구속영장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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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삼성임원이 청두市 투자받아 세운
반도체 합작회사 핵심 인사로 근무
반도체 인력 200명 접촉 정황도 수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4.1.9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4.1.9 뉴스1
경찰이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전직 삼성전자 연구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5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에 따르면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을 지낸 A 씨는 2014년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D램 20나노 기술을 최근까지 중국의 반도체 제조 회사 ‘청두가오전’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반도체 제작 과정이 담긴 기술 공정 700여 개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A 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공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자체 제작한 공정도”라며 유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중국 업체 측에 포섭됐다고 판단하며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A 씨가 기술을 넘긴 청두가오전은 삼성전자 상무와 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낸 최모 씨가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최 씨는 2020년 중국 쓰촨성 청두시로부터 4600억 원을 투자받아 현지에 합작회사인 청두가오전을 설립했다. 최 씨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를 빼내 20나노급 D램 반도체 ‘삼성전자 복제공장’을 세운 혐의로 지난해 6월 구속됐다가 11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A 씨는 현재 청두가오전에서 반도체 공정 부문 핵심 인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 씨가 중국으로 반도체 기술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A 씨가 무슨 역할을 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20나노급의 상위 기술인 18나노 D램의 핵심 기술도 중국에 유출된 것으로 보고 최 씨와 A 씨의 관여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최 씨가 헤드헌팅사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출신 반도체 핵심 인력 200여 명을 접촉한 사실을 파악하고 기술 유출 사건과 연루됐는지 확인 중이다. 최 씨는 헤드헌팅사를 통해 기존 연봉 대비 최대 6배 이상의 급여를 약속하거나 자녀 교육비 등을 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연달아 일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 3일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는 전 삼성전자 부장 김모 씨와 반도체 장비 납품업체인 유진테크 전 팀장 방모 씨를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씨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국가핵심기술인 18나노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를 중국 최대 D램 제조 기업인 창신메모리(CXMT)에 무단으로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해당 사건으로 삼성전자와 협력업체가 입은 피해만 2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도체#기술 유출#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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