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로부터 30억 원대의 자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전청조 씨(27)가 전 펜싱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 씨와 경호실장 A 씨(26)를 공범으로 지목했다.
지난 15일 전 씨는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사의 신문에 “A 씨와 남 씨”라고 증언했다.
전 씨는 “A 씨는 제 고향 친구와 선후배 사이”라며 “그래서 다른 사람과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고 그 이후 함께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경 전 씨에게 고용됐다. 그는 경호원 역할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21억 9000만 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 씨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거나 이체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고 있다.
전 씨는 지난해 4월경 서울 송파구에 있는 고급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A 씨의 명의로 1억 500만 원에 3개월 단기 임차하기도 했다. 또 전 씨가 남 씨에게 건네준 가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블랙카드도 A 씨의 명의로 된 카드로 드러났다.
이날 전 씨는 피해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B 씨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미국 달러로 편취해 “A 씨와 남 씨, 저 이렇게 셋이 나눠서 환전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A 씨 측은 이에 “전 씨의 실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단지 고용인인 전 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전 씨는 2023년 3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 명목으로 약 27억 2000만 원 상당의 금액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현재까지 전 씨로 인한 사기 피해자는 32명이고 피해액은 36억 9000여만 원에 달한다.
반면 전 씨의 전 연인 남 씨는 전 씨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남 씨는 16일 SNS에 “저는 절대 공범이 아니다. 사기꾼 말만으로 기사화 그만 해달라”며 “검찰과 경찰의 수사 결과로 공범이 절대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남 씨는 전 씨와 사기를 공모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남 씨는 전 씨에게 받은 벤틀리 차량과 44점의 귀금속, 명품 가방 등을 경찰에 임의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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