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퇴임을 앞둔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지난 3년을 돌아보며 “후임자를 위한 기반은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공수처를 향한 비판에 대해서는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16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기 중 가장 성취감을 느낀 일로 “없어질 조직이 아니면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초대 처장으로서 후임들이 와서 일할 수 있는 인적·물적·규범적·시스템적으로 기반을 마련하고 나간다고 자평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구체적으로 △인재 선발 및 양성(인적) △청사 이전(물적) △수사 규범 정비(규범) △형사사법정보시스템 마련(시스템) 4가지를 제시하며 “취임 직후 가장 큰 과제로 말한 것인데 돌이켜보면 잘한 답변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출범 후 연이은 검사 이탈과 내홍 논란, 청사 이전 실패, 수사력 부재 지적 등에 대한 비판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 구구절절하게 말하기는 좀 그렇고 나중에 역사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하나하나가 민감하고 정치적 함의 있는 사건이라 검찰청하고 바로 대비할 수 없다”며 “검찰청은 교통사고, 폭력, 절도 등이 50~60%를 차지하지만 공수처는 직권남용이나 고위공직자 뇌물 등 심각한 사건으로 굉장히 중압감은 있는데 수사 여건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공수처 정원과 검사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한 현행 공수처법이 신분 불안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인력이 제한돼 있고 임기도 3년 연임제로 정년이 보장된 구조도 아니다”며 “구조가 그런 걸(이탈 등) 만들 요소가 틀림없이 있기에 그런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 처장은 또 공수처법 제정 과정에서 ‘기관 간 협력 의무’가 제외된 데 아쉬움을 표했다. 그동안 검찰,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등과 불거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김 처장은 “원래 공수처법 원안에는 ‘협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는데 없어진 게 굉장히 아쉽다는 학계의 지적이 있다”며 “법에 명시되지 않은 이상 기관이 서로 권한을 가져가는 관계에서는 임의적 협력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적 해결이 있어야 한다는 학계 의견이 있다”고 전제를 달았다.
다만 김 처장은 권익위 조사 등 남은 사건 처리 방향과 관련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사건 마무리는 책임 있게 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차기 처장 선출 논의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독립성과 중립성”이라며 “좋은 후보가 선정돼서 훌륭한 처장이 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처장은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어디 가야 논란이 없고 자연스러운지 도리어 묻고 싶다”며 “당분간 아무 계획 없이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1년 1월21일 초대 공수처장에 임명된 김 처장은 오는 20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전날인 19일 오전에는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이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