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캐나다와 중국 등에서 ‘호화 해외 이사회’를 열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가운데 2년 전엔 현직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핵심 관계자를 대동하고 아르헨티나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1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해 보면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포함한 일부 이사진은 2022년 3월 23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살타주(州)의 현지 리튬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경 인수한 이 지역의 소금호수 옴브레 무에르토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 다량 발견되자 개발을 진행해 왔다.
포스코홀딩스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최 회장과 유병옥 친환경미래소재팀장(부사장·사내이사) 등 일부 이사진 등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에 공개된 참석 명단은 전부 리튬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임직원이었다.
하지만 이 행사엔 사외이사 A 씨도 동행했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A 씨는 대학 교수 출신인데 전문 분야가 리튬 개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A 씨는 지난해 12월 CEO 후추위에 임명돼 현재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A 씨는 이날 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아르헨티나에 갔던 것 맞다”라며 “언론에서 (캐나다 이사회 등) 해외 일정을 좀 호화롭게 했다고 하니까 앞으로는 좀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 안팎에선 해외 착공식에 사외이사가 동행한 게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시민단체 ‘포스코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합숙하듯 다녀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말 그대로 회사가 사회적 기준에 맞게 경영되는지 감시하는 역할인데, 무관한 분야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포스코홀딩스 측은 살타 인근 지역의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접촉한 사실도 동아일보 취재로 파악됐다. 해당 여행사 관계자는 “2022년 3월 포스코홀딩스 측으로부터 문의가 왔다”라며 “하지만 최종적으론 우리와 계약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여행사는 살타 인근 5성급 호텔 투숙과 와이너리 투어 일정 등이 포함된 ‘살타 투어’를 관광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2023년과 2019년에도 캐나다와 중국에서 각각 7일 일정에 7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현지 회의를 열고 그 비용을 자회사가 부담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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